작년 노벨경제학상 수상 피터 하윗 美브라운대 교수 인터뷰 “韓, 젊은 혁신가 확보하려면 이민-교육 개혁하라”
하윗 교수는 1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에너지부터 기후 문제까지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서 한국의 미래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윗 교수는 지난해 ‘지속적 성장은 혁신을 통해 낡은 것을 대체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서 나온다’는 점을 수학적 모형으로 입증해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와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5월 14일 ‘창조적 파괴의 시대, 혁신금융의 길’을 주제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주최하는 2026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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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동아국제금융포럼]
대기업이 과거 성공에 쉬는 동안 잃을게 없는 스타트업, 혁신 창조
韓, 고급인재 끌어들일 잠재력 커… 연구단지-기업-대학의 ‘집적’ 중요
진정한 창의성은 ‘도전하는 태도’… AI가 인간 리더십 대체할순 없어
대기업이 과거 성공에 쉬는 동안 잃을게 없는 스타트업, 혁신 창조
韓, 고급인재 끌어들일 잠재력 커… 연구단지-기업-대학의 ‘집적’ 중요
진정한 창의성은 ‘도전하는 태도’… AI가 인간 리더십 대체할순 없어
202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그해 12월8일 스웨덴 스톡홀롬에 있는 스톡홀롬대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스톡홀롬=AP뉴시스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1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이 오픈AI, 앤스로픽 같은 혁신 산업을 이끌 고급 인재를 불러들일 잠재력이 큰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나고 자란 캐나다는 오랫동안 (이민) 목표치를 정해 (이민자의) 교육 수준, 부족한 기술 보유 여부 등에 점수를 부여하는 합리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성공적 이민 정책을 운용했다”며 한국도 혁신 인재를 유치할 전략적 이민 정책을 설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지금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재를 내보내고 있는데 이는 미국에는 손해지만 (다른 국가의) 대학과 기업에는 인재를 유치할 황금 기회”라며 지금이 인재 유치의 적기임을 강조했다.
경쟁과 새로운 기업의 출현을 통한 파괴적 혁신과 지속적 성장을 강조해 온 하윗 교수는 인공지능(AI) 시대의 미래를 조망하며 잠재력이 큰 한국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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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라든 현재의 길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의 엄청난 독창성과 혁신이 요구된다. 우리에겐 매우 심각한 에너지 문제부터 기후 문제까지 세계 모든 사회가 직면한 끝없는 문제들이 있다. 이런 도전을 해결하는 데서 한국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 AI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다 스타트업이다. 오픈AI는 10년, 앤스로픽은 4년 정도 됐다. 다만, 이 회사들은 아직 상장하지 않았고 자금 조달의 상당 부분을 빅테크로부터 받고 있다. 이는 매우 희망적인 신호다.”
―AI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왜 다 스타트업일까.
“대기업들은 ‘자신의 월계관(과거의 성공)’ 위에서 쉬는 경향이 있다. 급진적 혁신으로 새로운 산업이나 상품이 등장하면 그간 이뤄놓은 시장과 이익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의 8대 기업이었던 코닥이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하고도 필름 사업을 잃을까 봐 키우지 않다가 결국 사라진 걸 보라. 잃을 게 없는 작은 기업이 더 큰 혁신을 만드는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빅테크들은 영리하게도 AI 스타트업에 자금을 대고 성과에 대해 지분을 갖는 구조를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같은 대기업들이 진정한 파괴적 혁신은 기존 기업이 아니라 새로운 기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빅테크들이 이렇게 계속 파괴적 혁신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 훌륭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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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와 앤스로픽이다. 미국 빅테크들은 자기 사업이 피해를 볼 수 있는데도 계속 창조적 파괴를 지원하고 있다.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사례다. 이 두 회사는 실제로 구글의 검색 사업을 위협하고 있다. 나만 해도 요즘 더 이상 예전만큼 구글을 쓰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였기 때문에 가능했을까.
“한국도 자체적인 실리콘밸리를 만들 기회가 충분하다고 본다. 한국에는 활발한 연구단지와 많은 기업이 있고, 일류 대학도 있다. 이들의 ‘집적’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들이 클러스터 안에서 서로 배우고, 흥미로운 문제를 다루는 똑똑한 사람들과 ‘매일’ 마주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때로 정수기 앞이나 엘리베이터에서의 우연한 만남에서 촉발된다. 사람들이 고립돼 있거나 이메일, 채팅 등 온라인으로만 연결돼 있으면 그런 일이 잘 생기지 않는다. 또 대학들이 전통 학문에 계속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즉시 상업화할 수 있는 응용 연구만 좇으면 결국 대학만의 독특한 이점과 가장 중요한 기여 원천을 잃게 된다.”
―한국은 저출산으로 성장 잠재력이 줄어든다는 위기감이 크다.
“세계 절반 이상의 국가가 저출산을 겪고 있다. 중요한 것은 총생산이 아니라 1인당 생산이다. 성장률이 같은 1%일 때 인구가 1% 줄었다면 1인당 성장률은 오히려 2%로 높아지는 측면도 있다. 다만 인구 감소가 혁신 측면에서 불리한 것은 혁신가들이 비교적 젊은 층에 많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학문과 경험이 무르익은) 40대 인재들이 가장 혁신적이라고 한다.”
―혁신 인재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교육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AI 시대에는 창의성 자체를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많은 나라의 교육은 주어진 지식을 흡수하고 시험에서 반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진정한 창의는 도전하는 태도에 있다. 권위에 대한 도전이 낮게 평가되는 사회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제도 개혁을 통해 사회를 그런 방향으로 밀 수는 있다.”
―AI 시대에 일자리가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는 생각의 일부를 대체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인간의 창의성, 공감 능력, 리더십을 대체하진 못한다. 그래서 인간적 역량을 길러 주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나는 종종 학생들에게 150년 전 북아메리카에 살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고 한다. 인구의 50%가 농장에서 일하던 그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사람들에게 ‘150년 뒤에는 인구의 1% 정도만 농업을 한다’고 하면 믿겠는가. 또 이들이 나머지 49%가 무슨 일을 할지 상상할 수 있겠나. 제트기 조종사, 자동차 정비사, 블로거 같은 직업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에게는 그와 같은 새로운 직업들, 새로운 기술들이 열릴 것이다.”
‘혁신이 성장 이끄는 원리’ 밝혀 노벨상 수상
피터 하윗 교수는
‘창조적 파괴’ 개념 발전시켜
기업 실패와 성장 관계 정량화
“혁신은 어떻게 기존 질서를 파괴하면서도 총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창조적 파괴’ 개념 발전시켜
기업 실패와 성장 관계 정량화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는 이 문제의 답을 내놓기 위해 ‘창조적 파괴’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혁신과 성장의 관계를 규명했다. 그 공로로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창조적 파괴는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혁신이 이전의 결과를 파괴하는 과정을 뜻한다.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이 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혁신을 이끌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그의 이론이 재조명받고 있다.
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명예교수가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와 함께 2023년 8월 펴낸 책 ‘창조적 파괴의 경제학’ 표지.
하윗 교수와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는 특정 기업 실패가 새로운 기업의 등장과 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정량화해 수학적 모델로 제시했다. 한 기업이 창조적 파괴를 통해 더 나은 제품과 더 효율적인 생산 수단으로 선두에 오른다면 다른 후발주자도 이런 성과를 벤치마크하면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내용이다.
하윗 교수의 연구는 단순히 혁신과 성장의 관계를 보여 주는 데 머물지 않았다.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기업들이 어떻게 평균적인 성장률을 도출할 수 있는지, 반독점 경쟁 제도가 왜 필요한지 등을 보여 줬다. 그의 연구는 창조적 파괴에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의 안전망을 개발하고 교육을 혁신할 방법에 대한 논의로도 이어졌다.
2026 동아국제금융포럼 5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
(등록 및 안내: 동아인사이트 홈페이지 www.dongainsight.com)
(등록 및 안내: 동아인사이트 홈페이지 www.dongainsight.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