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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탄총 들고 돌진-총격에… 트럼프-밴스 등 테이블 밑 긴급 피신

입력 | 2026-04-27 04:30:00

[트럼프 만찬 행사장서 총격]
로비쪽에서 “팝” 반자동 무기 소리… “엎드려” “비켜라” 2600여명 대혼란
트럼프 “쟁반 떨어진 소리인줄 알아”… 루비오 등은 바닥 붙어있다 대피
가방 등 검사 안해… 보안부실 논란



J D 밴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만찬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이끌려 나가고 있다(왼쪽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산탄총, 권총 등을 소지한 채 체포된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의 사진을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사진 출처 X·트럼프 트루스소셜


“엎드려, 엎드려!”

미국 동부 시간 25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간 26일 오전 9시 30분)경 미국 워싱턴의 힐튼호텔 지하 연회장. 집권 1기 때부터 언론과 불편한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21년부터 매년 개최됐던 백악관 출입기자협회(WHCA) 주최 만찬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자리여서 미국 안팎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갈무리

하지만 산탄총, 권총, 칼 등을 소지한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이 보안검색대를 향해 돌진하며 연회장에 난입하려 하면서, 2600여 명이 운집한 행사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중무장한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재빨리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J D 밴스 부통령 등 고위 인사들이 앉은 연회장 앞쪽 단상으로 달려갔다. 요원들은 “비켜라”라고 외치며 대통령과 주요 인사를 무대 뒤쪽 연회장 밖으로 대피시켰다. 참석자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테이블 아래로 몸을 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직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30일 안에 행사를 다시 개최하고 나 역시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추진하는 백악관 내 새 연회장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총소리와 함께 아수라장 된 연회장

@Fox News X 갈무리

CNN 등에 따르면 총성은 참석자들에게 전채 요리가 제공됐을 무렵 들렸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CBS방송 기자인 웨이자 장 등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고, 그 앞으론 250개 이상의 테이블에 나눠 앉은 참석자들이 있었다.

웨이터들이 샐러드 접시를 치울 때쯤 로비 쪽에서 큰 ‘팝’ 소리가 났고, 누군가 엎드리라고 외쳤다. SS 요원들은 대통령과 주요 인사를 행사장 밖으로 대피시켰다. 몸을 수그린 채 무대를 내려가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요원의 도움으로 일어섰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등도 바닥에 엎드리고 있다가 한 명씩 밖으로 퇴장했다.

당시 행사장에 있던 BBC방송의 시각장애 앵커 게리 오도너휴는 “반자동 무기가 내는 낮고 둔탁한 소리임을 깨달았다. 유리 깨지는 소리도 들렸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기자회견에서 처음 총성을 들었던 땐 “쟁반 떨어지는 소리인 줄 알았다”면서 “꽤 큰 소리였고, 멀리서 들렸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대 뒤에 있다가 행사가 재개되면 다시 참석하고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SS의 권고에 따라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다른 참석자들 역시 오후 10시 전엔 대부분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Fox News 갈무리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총격범은 감시가 느슨했던 행사장 입구 인근의 공간에서 무기를 준비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뉴욕포스트에 “그는 그 방 안에 있었고 가방에서 무기를 꺼낸 것 같다”며 “무기는 길었고 일반적인 총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 자리에서 무기를 조립한 뒤 연회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고 증언했다.

이날 참석자 중엔 지난해 9월 피살된 청년 보수 활동가이자 터닝포인트USA 대표 찰리 커크의 아내 에리카도 있었다. 그는 폭스뉴스의 초청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의 세라 시드너 기자는 에리카가 눈물을 흘리며 만찬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 대통령 행사인데도 보안 허술했단 지적 나와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WHCD) 도중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31)이 현장에서 경찰과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의해 제압되고 있다. 2026.04.27 워싱턴=AP 뉴시스

이번 행사의 보안이 허술했단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호텔 입구에는 금속 탐지기가 없었다. 호텔 내부인 행사장 근처에만 금속 탐지기가 있었다. 또 시드너 기자는 이날 참석자들이 도착 즉시 신분증 확인이나 가방 검사를 요구받지 않았다며 “보안 수준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방송도 대통령과 고위 행정부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는 최고 수준의 보안이 갖춰져야 한다며 SS와 주최 측의 준비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밖에서는 수십 명의 시위대가 모여 대통령의 언론 탄압을 항의했다. 일부는 “언론은 죽었다”는 팻말도 들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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