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차례 걸쳐 54억 맡긴 피해자도 주식투자-쇼핑-자녀 유학비 등 탕진… 돌려막다 한계 이르자 파산 신청 1심 징역 7년 실형 선고받고 항소 지인 노린 사기범, 3년새 3.2배로
● 학부모 모임까지 뻗친 ‘투자 사기’ 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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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중 상당액은 고 씨의 사치스러운 생활로 증발했다. 고 씨는 백화점 카드 대금으로만 26억7000만 원을 썼고, 아파트 분양(6억1000만 원)과 자녀 유학비(1억6000만 원)에 거액을 쏟아부었다. 월 400만 원 할부로 포르셰 차량을 구입했고, 연간 1억 원 이상을 쓰는 백화점 VIP 대접을 받으며 재력가 행세를 했다. 그는 이런 돌려막기가 한계에 이르며 사기 범행이 발각되자 파산을 신청했다.
피해자 대다수는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그중 한 명은 남편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투자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인적 신뢰 관계를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돈을 편취했다”며 “죄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씨의 재산 상황에 비추어 추가 피해 복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징역 12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은 7년을 선고했다. 고 씨는 항소했으나 검찰은 항소하지 않아 2심에서는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 지인 노린 사기범, 3년 새 3.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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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대구지법은 학부모 11명에게 주식 투자를 권하며 8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주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2024년 인천지법은 상품권 투자로 고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회원 69명에게 171억 원을 빼돌린 맘카페 운영자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인에 의한 투자 사기는 신뢰 관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고 씨처럼 돌려막기 수법으로 수익금을 주는 척하면 나중엔 손실이 생겨도 투자 위험에 따른 책임이라고 우길 위험도 있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은 “과도한 투자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지인의 권유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