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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집회날 파운드리 생산 58% 급락… 파업 우려 커져

입력 | 2026-04-27 04:30:00

‘18일간 파업’ 예고에 불안감 확산
“파업땐 D램 공급 4% 차질” 분석… 사측 “필수인력 정상 근무를” 요청
빅테크들 “반도체 차질 없나” 문의
“공급 차질땐 대외 신뢰 하락” 지적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4·23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평택=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강경한 태도로 인해 사상 초유의 삼성전자 반도체 ‘셧다운’(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이 높아지자 산업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업 리스크가 수면 위로 부상하자 글로벌 빅테크들이 삼성전자에 반도체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를 문의하는 등 삼성전자의 대외 신뢰도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비상등’이 켜졌다. 삼성전자 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 동안 파업을 예고했다.

● “반도체 차질 없나” 문의 시작한 빅테크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가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인근에서 조합원 4만여 명이 참여한 집회를 연 후 다수의 글로벌 빅테크가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급 차질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집회가 외신에 크게 보도된 후 글로벌 기업들의 문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낸드플래시 등은 글로벌 AI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부품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에도 삼성전자 반도체가 공급된다. 실제 삼성전자가 파업으로 생산 라인을 멈출 경우 여러 산업이 동시에 마비될 수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23일 집회 당일 야간 시간대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의 생산 실적이 58.1% 급락했고, 메모리 생산 실적은 18.4% 떨어졌다고 밝혔다. 집회 참석의 여파라는 것이다. 노조 측은 18일 동안 총파업을 할 경우 가동 중단에 따른 피해와 설비 복구 비용을 합쳐 30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올해만 45조 원을 성과급에 쓸 수도 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 파업에 따른 구체적인 생산 차질 예상치를 내놓고 있다. KB증권은 18일 동안 파업이 벌어질 경우 생산설비 정비와 수율 회복에 2, 3주가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36%)과 낸드 시장점유율(32%)을 감안할 때 파업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차질 규모가 D램 3∼4%, 낸드플래시 2∼3%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1년 만에 10배 이상 오른 D램 가격이 삼성전자 파업으로 인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 파업은 AI 데이터센터부터 스마트폰에 이르는 전 산업의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생산 차질 넘어 “삼성 신뢰 상실 우려”

삼성전자 노사 양측은 대규모 집회 이후에도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노조 집회에 4만 명이 결집하자 노조의 5월 파업 강행 가능성을 이전보다 더 심각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노조의 23일 집회 때도 전체 직원의 약 5% 수준인 ‘안전보호시설’ 필수 인력의 정상 근무를 요청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대외 신뢰 하락과 미래 투자 여력 훼손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파업이 현실화되면 삼성전자가 수십 년간 쌓아 온 ‘적기 공급’이란 신뢰 자산의 소멸과 고객사 이탈에 따른 시장 상실 등 보이지 않는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반도체를 공급해 왔지만, 파업으로 인해 이런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파업으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면 고객사가 대체 공급선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파업의 영향이 국가 성장 동력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HBM 등 첨단 분야의 투자 타이밍이 생명인 시점에 과도한 성과급 지급으로 중장기 투자 여력이 훼손된다면, 이는 곧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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