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출신 펠런, ‘마스가’에도 관여 거대전함 도입 ‘황금함대’ 계획 주도 국방장관과 충돌 반복… 사실상 경질 “헤그세스 개인 앙심으로 보복” 비판
지난 2025년 2월 27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당시 미국 해군성 장관 지명자 신분이었던 존 펠란이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4.28.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찰스 브라운 전 합참의장, 리사 프란체티 전 해군 참모총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군 수뇌부를 대거 사퇴시켰다. WP는 펠런 장관까지 이어진 군 수뇌부들의 사퇴를 광범위한 인사 숙청(purge)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이 계속되는 ‘전시(戰時) 상황’에서도 군 최고위 인사들이 갑작스럽게 연이어 교체되는 건 트럼프 행정부 내 혼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전쟁 중임에도 군 지휘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우려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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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파넬 미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22일 X에 “펠런 장관이 행정부를 떠난다.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난민 출신인 훙카우 해군 차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대행한다고 덧붙였다.
민간인이 맡는 해군장관은 해군 및 해병대의 훈련, 장비(무기) 구입, 행정 등을 관리한다. 지휘 체계상 국방장관에게 직보한다. 지난해 3월 해군 수장이 된 펠런 장관은 월가 금융 전문가로 군 경력은 없었다. 한국과 협력해 미국 조선업을 재건한다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도 관여하며 지난해 4월 울산의 HD현대중공업 본사,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 등도 방문했다.
그는 2024년 11월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후원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펠런 장관이 자신을 거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연락하는 것에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 특히 펠런 장관은 미군이 거대 전함을 다시 도입하자는 이른바 ‘황금 함대’ 계획을 주도하면서 헤그세스 장관 측과 대립했다. 잠수함, 스텔스기, 전자전 장비 등을 강조하는 방침과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WP는 함정 건조 일정이 지연되고, 미 군함의 해외 생산이 가능하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도 펠런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으로 꼽았다.
NYT는 펠런 장관의 사임이 이란 전쟁 전반, 미국과 이란이 모두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군의 군사 작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토마호크 미사일과 고성능 방공 시스템의 재고를 보충하는 해군의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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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AP=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군사적 임무가 수행되는 시기에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적인 앙심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국방부 내부와 일부 트럼프 측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른 부처들도 수뇌부 경질 혹은 경질 가능성으로 인한 혼란을 격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 발발 뒤 크리스티 놈 전 국토안보장관, 팸 본디 전 법무장관, 로리 차베즈더리머 전 노동장관 등 3명의 장관을 경질했다. WSJ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도 경질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란 전쟁 여파로 고유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개버드 국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이란 전쟁에 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안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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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