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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지만 지금 사둬야 하나” 고유가 딜레마 빠진 정유업계

입력 | 2026-04-23 00:30:00

외신 “해협 열려도 10억배럴 차질”
수급난-선박 부족 장기화 전망 속
유가 하락전환땐 손실 리스크 우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글로벌 원유 시장의 수급 공백이 수개월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원유를 확보해야 하는 정유사들은 초고가라도 원유를 확보해야 할지 딜레마에 빠졌다. 극심한 유가 변동성과 ‘수요 파괴’에 따른 막대한 손실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주요 원유 중개업자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재개되더라도 석유 시장의 구조 재편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원자재 중개업체인 비톨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CEO)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이후에도 공급 정상화까지 약 10억 배럴 규모의 원유 공급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억 배럴은 전 세계 인구가 약 10일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군보르 그룹의 프레데릭 라세르 리서치 총괄 역시 “원유 수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 최소 3, 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수급난과 선박 부족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막대한 웃돈과 운임 프리미엄을 지불하고서라도 당장 글로벌 물량 확보전에 뛰어들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다만 원유 변동성 확대로 인해 무리하게 물량을 사들였다가 자칫 유가가 하락 전환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우려하고 있다. 원유 가격 급등이 석유제품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구매 한계치를 넘어설 경우 글로벌 소비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비싼 원유 수급도 문제지만, 유가가 소비 자체를 얼어붙게 만드는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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