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A, 말레이 국방부와 해궁 공급 계약 1400억원 규모…말레이 해군 함정 3척 탑재 예정 실전 검증된 천궁-II도 높은 관심…“동남아서 적극 요구” HD현중, 8000억원 규모 말레이 다목적지원함 수주 추진
‘DSA 2026’ LIG 부스의 천궁과 해궁.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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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방산전시회 DSA 2026에서 한국 방산기업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동에서 성능이 입증된 한국산 유도무기와 함정 플랫폼이 동남아 국가들 전력 현대화 수요와 맞물리면서 K-방산 수출 지형이 중동에서 아세안으로 확장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장 주목받은 성과는 LIG D&A의 함정용 유도무기 수출 계약이다. LIG D&A와 말레이시아 국방부는 22일 전시회 현장에서 함정용 대공방어 유도무기 ‘해궁’ 공급 계약에 서명했다. 해궁의 첫 해외 수출 사례로 계약 규모는 9400만달러(약 1400억원)다. 말레이시아 해군 함정 3척에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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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궁의 가장 큰 경쟁력은 높은 정확도다. 이중모드 탐색기(Dual Seeker)를 적용해 전자전 환경이나 복합 교란 상황에서도 표적을 안정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홍준기 LIG D&A 수석매니저는 “정확도가 곧바로 함정의 생존성을 극대화해서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 효과적인 무기 체계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시장에서 이미 성과를 낸 한국산 방공체계 역시 동남아 국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천궁-II는 중동 수출과 실전 운용을 통해 성능이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전시회에서도 주요 관심 품목으로 떠올랐다.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다층방어 능력, 운용 효율성, 가격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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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국영 해군조선소 LUNAS와의 MOU 체결한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제공
함정 분야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존재감을 키웠다. 말레이시아 해군은 올해 다목적지원함(MRSS) 2척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사업 규모를 약 8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 다목적지원함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며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했다.
HD현대중공업이 제안한 다목적지원함은 배수량 약 1만1000t급으로 전장 약 154m·전폭 24m 규모다. 헬기 2대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고, 상륙작전에 필요한 병력과 장갑차, 각종 군수물자를 함께 탑재할 수 있다.
병력 수송, 상륙작전, 재난구호,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해 동남아 국가들의 복합 안보 수요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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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해군은 현재 노후 함정 15종을 5종으로 단순화·현대화하는 ‘15-to-5’ 전력 개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춰 HD현대중공업은 다목적지원함뿐 아니라 연안임무함, 연안전투함, 차세대 경비함, 잠수함 등 최적화 모델도 함께 제안했다. 전시장 부스에는 말레이시아 군 관계자뿐 아니라 필리핀, 태국 등 주변국 대표단도 잇따라 방문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지 협력 기반 강화에도 나섰다. HD현대중공업은 말레이시아 국방대학교와 현지 조선소 LUNAS와 각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술 인력 양성, 함정 건조, 유지·보수(MRO)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단순 수출을 넘어 장기 파트너십 구축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 시장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각국의 군 현대화 수요가 있다. 남중국해 긴장 고조, 해양 분쟁, 재난 대응 역량 강화, 노후 장비 교체 등이 맞물리며 해·공군 전력 증강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가격 대비 성능, 빠른 납기, 기술 이전, 후속 군수지원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동에서 시작된 K-방산 돌풍이 이제 동남아로 본격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유도무기 계약을 발판으로 함정, 유지·보수, 기술협력까지 아우르는 종합 수출 모델이 자리 잡는다면 동남아는 한국 방산의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쿠알라룸푸르·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