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앤스로픽 로고가 표시된 화면. 양사는 50억 달러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연계하며 AI 인프라 동맹을 강화했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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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추가 투자와 대규모 클라우드 계약을 결합한 ‘인프라 동맹’을 강화했다. 투자와 동시에 장기 매출을 확보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AI 경쟁이 모델이 아닌 ‘컴퓨팅 자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아마존은 앤스로픽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향후 상업적 성과에 따라 총 투자 규모는 최대 250억 달러(약 37조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투자 자체보다 ‘맞물린 구조’에 있다. 앤스로픽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AWS)를 1000억 달러(약 147조 원) 이상 규모로 이용하기로 했으며, AI 모델 학습과 운영을 위해 최대 5기가와트(GW)에 달하는 컴퓨팅 용량도 확보하기로 했다. 투자금이 다시 클라우드와 칩 구매로 이어지는 일종의 ‘순환 구조 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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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 경쟁에서 ‘전력·칩 확보 경쟁’으로
AI 산업의 경쟁 축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최근 앤스로픽은 대표 모델 ‘클로드(Claude)’ 수요 급증 속에서 접속 장애와 속도 저하를 겪었고, 일부 고객이 경쟁 모델로 이동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라, 인프라 부족이 실제 매출과 점유율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계약에서 제시된 5GW 규모는 단일 기업이 확보하는 컴퓨팅 인프라로는 이례적인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도시 하나에 가까운 전력 소비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평가한다. AI 서비스 확장이 사실상 ‘전력 인프라 사업’과 결합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클로드의 성능 저하가 알고리즘이 아닌 ‘컴퓨팅 파워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 아마존 “투자 + 매출” 동시에 확보
아마존 입장에서도 전략적 의미가 크다. 앤스로픽은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핵심 고객이자,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Trainium)’의 주요 수요처다. 아마존은 이를 통해 엔비디아 GPU 중심 시장에 대응하는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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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협력은 2023년 아마존의 40억 달러 투자에서 시작됐다. 이후 인디애나주에 앤스로픽 전용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레이니어(Project Rainier)’를 구축하며 협력 범위를 확대해왔다. 해당 센터에는 약 50만 개의 트레이니엄2 칩이 투입됐으며, 향후 두 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 “AI 투자 과열” vs “인프라 선점 경쟁”
아마존은 올해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이 AI 데이터센터와 칩 개발에 투입된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번 계약 발표 이후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3% 상승했지만, 투자 부담에 대한 논쟁은 여전하다.
한편 앤스로픽은 최근 기업가치 약 3800억 달러로 평가받았으며,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 성장에 힘입어 연환산 매출 3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오픈AI와의 기업공개(IPO) 경쟁도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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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AI 기업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단계는 끝났고, 클라우드·반도체 기업과 결합한 ‘연합 구조’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의 경쟁력도 ‘모델 성능’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전력과 칩을 확보하느냐’는 물리적 실행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