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과 정부의 재정 풀기만으로는 저출생과 저성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노동, 교육, 산업 분야에서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도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4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불거진 고물가와 계엄 사태 이후 고환율에 대처하며 통화 당국 수장으로서 역할을 했다.
● “기준금리 동결도 굉장히 큰 용기이며 중요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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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현장에서 만난 해외 전문가들도 중동 사태로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평가했다”며 “생산 공급망 문제로 이어지는 상황을 심각하게 봤다”고 전했다.
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류 차질로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이달 들어 전쟁 전인 2월 말의 2배로 오르고 국내 공급량은 평시(220만 t) 대비 18% 줄었다. 나프타는 ‘산업의 쌀’로 불리며 비닐봉지, 의료 약통과 주사기 제조에 사용된다.
이 총재는 한은이 중동 전쟁 이후 경제성장률 하락과 물가 상승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에 강하게 반박했다. 중동 정세가 매일 바뀌고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는 만큼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뜻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바꾸지 않는 것도 굉장히 큰 용기이며 중요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이달 10일 통화정책방향회의까지 7회 연속 연 2.50%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24년 12·3 비상계엄 대응을 꼽았다. 이 총재는 “비상계엄 직후 해외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는데 당시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작동하면 경제와 (혼란스러운) 정치가 분리될 수 있다’는 논리로 한은 차원에서 대응하면서 잘 설득이 이뤄졌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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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대신 신 후보자 장녀가 국적 상실 이후에도 신고를 누락하고 한국 여권을 발급받아 입국했던 문제 등을 보고서에 남기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총재 발령 일자는 2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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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