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온라인서 도박 시작 많아 돈 잃으면 이자 붙은 돈 빌려 계속 전문가 “불법사이트 단속 강화하고 청소년에 도박 예방교육 병행해야”
경기 성남시에 사는 황모 군(19)은 중학교 1학년 때 친한 친구를 따라 온라인 불법 사이트에서 카지노, 바카라 등의 도박을 시작했다. 5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돈으로 하루에 100만 원 이상을 따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점점 도박에 빠져들었다. 돈을 잃은 날에는 친구에게 높은 이자를 약속하고 돈을 빌리면서까지 도박을 계속했다. 황 군이 5년간 도박 사이트에서 굴린 돈은 총 5억 원에 달한다.
● 10대 도박 중독 환자 4년 새 2.7배로
광고 로드중
이 가운데 10∼19세 환자는 2020년 98명에서 2024년 267명으로 172% 급증했다. 도박을 처음 접하는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청소년 도박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이 도박을 처음 경험한 평균 나이는 2024년 12.9세에서 2025년 12.5세로 낮아졌다.
실태 조사에서도 청소년들은 도박 시작 동기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58.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친구와 같이 놀기 위해’(32.5%), ‘친구·선후배의 추천’(21.7%) 등이 뒤를 이었다. 중학생 이모 군(15)은 “함께 온라인 게임을 하던 친구들을 중심으로 도박이 유행했다”며 “도박 결과가 또래 집단에서 영향력을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 “온라인 도박 통로 차단해야”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웹툰, SNS 등을 통해 온라인 도박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데다 또래 집단의 동조 문화가 강해지면서 도박에 빠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일상적인 온라인 공간에서 불법 도박 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이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청소년의 인터넷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 같은 환경에 더 쉽게 놓이게 됐다.
광고 로드중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온라인 도박과 관련해 메신저 등 플랫폼 전반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며 “청소년 중독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로 연계하는 의료 인프라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