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 콜로라도 암호센터. 사진 출처 NS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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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천 전 국가정보원 국장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관은 휴민트를 통한 정보 수집과 공작을 전담하는 중앙정보국(CIA)이다. 그런데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미 정보력의 상당 부분은 테킨트에서 나온다. 특히 분야별로 세분화된 테킨트 전문 정보기관의 위상과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관이 암호 제작과 해독 등 시긴트(SIGINT·신호 정보)를 전담하는 국가안보국(NSA)이다. 세계 도처에 신호 감청 시설을 운영하면서 신호, 통신, 전자 정보와 인터넷 사용 정보 등을 수집한다. 특히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와 이른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라는 정보공동체를 운영하며 ‘에셜론(Echelon)’이라는 감청망 체계를 구축하는 등 최고의 수집 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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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두 기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또 하나의 핵심 축이 국가정찰국(NRO)이다. NRO는 우주에 위성을 띄워 지구 곳곳을 정찰하고, 정찰위성의 개발과 발사, 운영 등 우주 정찰 시스템을 총괄하는 거대 기관이다. NRO를 통해 수집된 전자 정보, 사진 정보 등은 다른 정보기관들과 공유된다. 이처럼 하늘과 땅에서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국방부 산하 테킨트 조직들이 미 정보력의 핵심 원천이다.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 아만의 테킨트 역량도 미국 못지않다. 특히 아만 산하 암호 해독 부서 ‘Unit 8200’은 NSA에 필적한다. 그래서 이란 수뇌부를 비롯한 경호 요원 등 하메네이 측근들의 통신과 동선, 은신처가 이들 정보기관의 도·감청과 위성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번 전쟁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는 인공지능(AI)의 활용이다. AI가 어느 단계까지 활용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정보기관의 분석 수준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최고의 테킨트 역량을 보유한 미국에 AI 기술까지 더해진다면 그 위력이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정보력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일천 전 국가정보원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