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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 채권투자, 대박보다 방망이 짧게 잡고 수익 노려야

입력 | 2026-04-14 00:30:00

[영올드&] 美-이란 전쟁에 유가급등 돌발 상황
한은 기준금리 내리려다 긴급 전환
금리 오르면 채권가격 하락 불가피
만기조절 가능한 개별채권 투자를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린다. 올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보다는 유지하거나 인상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올해 2월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2월 26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창용 총재는 현 채권시장 금리가 기준금리 대비해 너무 높다면서 금리가 하향 안정되기를 바란다고 했고 처음으로 선보인 ‘K-점도표’에서도 금통위 위원들은 금리 인상보다는 유지 또는 인하에 무게를 더 두고 있었다.

하지만 금통위가 열린 지 불과 이틀 만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유가가 급등했고,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우려를 키우면서 금리를 낮추기가 어려워졌다. 여기에 더해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은 물가 상승 압력에 금리 인상을 통한 선제 대응을 강조해 온 ‘실용적 매파’로 분류됐다. 채권 투자자는 금리 하락기였던 지난 몇 년에 비해 더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 한 해가 됐다.

● 채권 투자, 방망이는 짧게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내려간다. 이때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변화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만기를 가급적 짧게 가지고 가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다. 야구로 비유하면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을 때는 방망이를 길게 잡고 장타를 노려볼 수 있지만, 올해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낮은 만큼, 방망이를 짧게 잡고 단타를 여러 번 쳐서 또박또박 점수를 내는 전략이 유리하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도 만기가 줄어들지 않는 ‘채권형 펀드’보단 전략에 맞게 만기를 조절할 수 있는 개별 채권 투자가 요즘 같은 국면에서는 더욱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중장기 채권형 펀드에 가입했다면 펀드운용사는 펀드 투자 유형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만기가 짧아진 채권을 팔고 긴 채권을 매수하여 펀드 전체의 만기를 유지시킨다. 이에 금리가 오를 땐 (즉 채권 가격이 내려갈 땐)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했던 투자자를 다소 당혹스럽게 하는 수익률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개별 채권은 금리의 오르내림에 상관없이 만기까지 보유하고, 발행회사가 부도만 나지 않는다면 매수했을 당시 약속받은 수익률을 모두 얻을 수 있다. 지난해 말 이후 금리가 급등하며 개별 채권의 만기 보유 기준 수익률(YTM)은 매력도가 높아졌다. 개별 채권을 투자할 때 투자 수익 중 과세가 되는 것은 ‘표면 이자(쿠폰)’뿐이다. 연간 이자 및 배당소득 합계가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게는 표면 이자가 적은 저쿠폰 채권을, 정기적으로 높은 이자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는 고쿠폰 채권을 추천한다.

중동 전쟁이 조기에 종결된다면 유가가 떨어지고 물가 상승 우려도 낮아지면서 금리는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수도 있다. 또 이번 달부터 글로벌 대표 국채 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한국 국채 편입이 시작됐다. 11월까지 8개월 동안 한국 비중은 매월 동일한 비중으로 증가하게 되는데 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투자가는 자동으로 한국 국채를 사게 된다. 예상 매수 규모는 500억∼600억 달러(약 70조∼90조 원)로, 이는 국내 채권 수요 증가와 원화 환율 안정 등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 채권 투자의 대안, ‘채권형 ETF’

금리 상승기에 일반 채권형 펀드는 만기가 줄어들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불리할 수 있지만, 개별 채권처럼 만기가 있는 채권형 펀드도 있다. 바로 ‘만기 매칭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다. ETF이지만, 만기 예상 수익률과 만기가 있고, 펀드처럼 분산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다. 주식형 ETF처럼 소액 투자도 가능하며 누구나 쉽게 사고팔 수 있다. 만약 채권 금리가 하락해 투자 수익률이 상승하면 만기 이전이라도 중도에 매도해 매수 시점의 만기 보유 수익률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또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수 시점의 만기 보유 수익률에 거의 가까운 수익률을 얻는다. 다만 만기 매칭 채권형 ETF는 중간에 이자 지급이 없이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당장의 이자 수령이 필요하지 않은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 자산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시장으로의 자산 이동이 뜨거운 화두였다. 3년 전 5%대 고금리 정기예금 자금 만기와 국내 주식시장의 활황이 맞물리면서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투자자의 투자 경험과 위험 성향에 따라 주식과 채권의 비중은 달라질 수 있고, 투자 손실의 위험은 당연히 존재한다. 따라서 요즘처럼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주식과 채권을 적절하게 배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현명한 장기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100% 채권 투자보다 주식 20%, 채권 80% 투자가 위험은 적고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요즘 주식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반도체 업종이 포함된 삼성전자 채권혼합 ETF, 삼성전자&SK하이닉스 채권혼합 ETF에 투자해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 상승에 일부 참여할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 성과가 우상향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양대 지수상품에 같이 투자하는 주식채권혼합형 상품 또한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전쟁이 끝나고 주식 시장 전망이 다시 좋아지더라도 모든 금융자산을 주식에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 주변에서 주식으로 많이 벌었다고 나만 소외되는 것 같은 두려움, 포모(FOMO) 때문에 무작정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에는 큰 리스크가 따른다. 합리적인 투자 원칙을 세워야 하며 주식 투자의 높은 변동성을 채권 투자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수익으로 일정 부분 보완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전문가들도 금리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일단 방망이를 짧게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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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숙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정리=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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