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2주간 휴전] 휴전에도 ‘통행료 폭탄’ 먹구름 SNS 통해 “큰돈 벌 것” 언급 국제법상 자유통행 구간, 논란일듯 이란 “軍 협조하에 제한적 통행” 호르무즈 우회 사우디 송유관 피격
글로벌 선박 추적 사이트 ‘머린트래픽’에 8일(현지 시간)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 페르시아만에 정박했거나 대기 중인 선박들이 표시돼 있다. 글로벌 해양·물류 데이터 분석 업체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이곳에서 발이 묶인 선박은 총 2400척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머린트래픽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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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 시간) ‘2주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한 건 이란이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한시적으로 풀고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초래한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 또한 일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과 이란 모두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재개를 통해 자국의 이익을 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8일 미 ABC방송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니는 선박들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이란이 통행료 징수를 추진하려 했지만 미국 또한 동참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특히 그는 통행료 징수에 관해 “이란과 ‘공동 사업(Joint Venture)’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8일 트루스소셜에도 휴전 합의로 수많은 긍정적인 조치가 취해져 양측 모두 “큰돈을 벌 것(Big money will be made)”이라고 기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우려해 온 통행료 징수와 관련된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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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호르무즈 완전 개방” vs 이란 “우리 협조 필요”
즉, 향후 2주 동안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에 동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협의 전면적 개방을 전제로 이란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반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7일 최고국가안보회의 명의 성명에서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한다면서도 “이란군과의 협조하에, 또 기술적 제약을 충분히 고려하는 조건으로만 가능하다”는 전제를 붙였다. 이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유지한 채 제한적인 통항만 허용하는 ‘조건부 합의’를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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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통행료 부과는 큰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법상 호르무즈 해협에는 각국의 모든 선박과 항공기가 사전 허가 없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통과통항권’이 적용된다.
● 해협 통제권 놓고 계속 맞설 수도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정상화를 주장하는 미국과, 이란군과의 조율을 전제로 선박 통항을 재개하겠다는 이란은 종전 협상 시작 전부터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향후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도 강력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2주간의 휴전 및 협상을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원하는 수준의 해협 개방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이란으로부터 10개 조항의 제안을 받았다”며 “이것이 협상을 위한 실질적 토대가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란이 제안한 10개 조항에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한 공식 프로토콜(규정) 수립’ 등이 포함됐는데, 향후 종전 협상에서 이를 논의할 수 있는 사안으로 언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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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