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자기 표현’ 소비 남성 공략
올리브영, 모바일 앱에 ‘男 테마관’… 최근 남성 회원수 1년새 25% 증가
백화점은 남성관-명품전문관 확장… 남성패션 매출신장률, 여성 추월도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의 증가로 남심(男心)이 뷰티, 패션, 주얼리 등 유통업계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화장품, 옷, 장신구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그루밍족을 겨냥해 국내외 주요 브랜드들은 매장 구성과 상품 라인업을 전면 재편하고 나섰다. 특히 여성보다 남성의 백화점 매출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남성을 겨냥한 패션 및 주얼리 매장 수도 확대되고 있다.
● 개성 강해진 남자, 화장품도 취향대로뷰티 분야에서 과거 스킨이나 로션 정도만 쓰던 남성들은 자신의 피부 타입이나 취향 등에 맞춰 세분화된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 8일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그루밍 시장은 2020년 7억6000만 달러(약 1조1238억 원)에서 2030년 8억7000만 달러(약 1조2876억 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올리브영 홍대놀이터점 1층 ‘맨즈에딧존’. CJ올리브영 제공
이에 뷰티 플랫폼 올리브영은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에 100평 규모의 남성 특화 공간인 ‘맨즈에딧존’을 조성한 ‘홍대놀이터점’을 열었다. 지난달에는 온라인몰과 모바일 앱에서도 남성 고객을 위한 ‘맨즈에딧 테마관’을 새롭게 선보였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남성 회원 수는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온라인 구매는 27.6% 늘어났다.
화장품 업계도 전용 라인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다이소에서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프렙 바이 비레디’를, LG생활건강은 남성 뷰티 라인 ‘보닌 알엑스’ 등을 각각 선보였다.
해외에서도 남성 뷰티 시장이 세분화되는 추세다. 단순 올인원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스킨, 헤어, 보디는 물론이고 메이크업까지 소비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프로레슬러 출신이자 근육질 몸매로 유명한 배우 드웨인 존슨은 2024년 남성을 겨냥한 ‘파파투이’를 선보여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샤넬은 남성 메이크업을 위한 ‘보이 드 샤넬’을 통해 스킨케어 파운데이션, 립밤 등 메이크업 제품군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 백화점 큰손 떠오른 남성국내 주요 백화점은 정장 일색이던 남성관을 트렌디하고 개성 강한 브랜드로 재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5월 서울 송파구 잠실점 남성패션관에서 합리적 럭셔리를 뜻하는 컨템퍼러리와 캐주얼 비중을 20%까지 높였다. 그 결과 올해 1분기(1∼3월) 남성 컨템퍼러리 매출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남성 전용 명품 브랜드 입점도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4년 강남점 6층 남성 명품 전문관을 신관까지 확장하고 셀린느 남성, 로에베 남성 등을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해 ‘루이비통 맨즈’와 ‘프라다 멘즈’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남성 매장을 더현대 서울 등 주요 점포에 들였다.
남성 고객의 명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매출 증가율은 여성 고객을 앞지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2025년 남성 고객 패션 매출 신장률이 5.7%로 여성(4.8%)을 웃돌았고,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남성 패션 매출 증가율이 7.9%로 여성(5.1%)보다 높았다.
주얼리 업체 ‘프레드’의 글로벌 앰배서더 BTS 진. 프레드 제공
최근에는 주얼리 소비 시장에서도 남성이 새로운 소비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프랑스 하이주얼리 브랜드 프레드는 2024년 방탄소년단 진을 내세운 뒤 남성용 목걸이, 팔찌 등의 판매가 늘고 있다. 프랑스 시계·주얼리 브랜드 까르띠에도 남성을 겨냥해 배우 변우석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운동과 자기관리 문화가 확산되면서 남성들도 단순한 관리 수준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려는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며 “K팝 아이돌 등의 스타일이 SNS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이를 모방하는 소비가 늘어난 것도 배경”이라고 짚었다.
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