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횡설수설/우경임]달의 하늘에 뜬 지구

입력 | 2026-04-07 23:18:00


우리가 지구에 사는 한 절대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 달의 자전 주기와 지구를 도는 공전 주기가 똑같아서 항상 같은 면만 보게 된다. 지구와 달은 마치 마주 보고 왈츠를 추는 것처럼 움직인다. 54년 만에 발사된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달의 뒷면에 6일 도달했다. 지구에서 약 40만 km 벗어난 지점이다. 1970년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3호가 세운 최장 기록보다 6600km를 더 멀리 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아르테미스 2호가 달에 근접 비행을 하는 6일 오후 1시부터 8시간가량 교신 장면을 생중계했다. 지구 밖에 있는 우주비행사의 영상과 소리를 실시간으로 보고 들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아르테미스 2호가 달의 뒷면을 도는 약 40분 동안만 통신이 끊겼는데 지구와 우주선 사이를 달이 막아서면서 전파가 차단됐기 때문이다. 그사이 우주비행사들은 달의 뒷면 분화구, 용암, 협곡을 맨눈으로 관찰하고 기록했다.

▷달의 뒷면을 돌아 앞면으로 온 아르테미스 2호는 달의 하늘에 뜬 지구, 이른바 지구돋이(Earthrise) 장면을 촬영했다. 인류 최초의 지구돋이 사진은 1968년 12월 24일 아폴로 8호가 찍었다. 온통 암흑인 우주에서 달 위로 푸른빛의 지구가 솟아올랐고 우주비행사들은 그 경이로운 장면을 보며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를 남겼다. 이번 아르테미스 2호의 지구돋이 사진에선 지구가 초승달 모양으로 떠 있다. 달에서부터 약 6400km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해 아폴로 8호가 찍은 지구보다 아담하다.

▷아르테미스 2호는 달에 착륙하지 않고 지구로 귀환길에 올랐다. 지구를 오가는 셔틀 노선처럼 달을 방문할 수 있는 궤도를 여는 임무를 맡아서였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최종적으로 달에 인간이 상주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주선의 생명 유지 시스템 등 인간의 우주살이 가능성을 검증했다. 우주선 내부에 화장실이 생겼고 태양광 패널을 달았고 광통신이 연결됐다. NASA는 2028년 아르테미스 4호가 달 착륙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우주 영토를 두고 본격적인 패권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58년 전 첫 지구돋이 사진을 찍은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 윌리엄 앤더스는 “우리는 달을 탐사하러 갔지만, 가장 중요한 발견은 지구였다”고 했다. 아르테미스 2호에 탑승한 첫 여성 우주비행사인 크리스티나 코크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구가 아낌없이 준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하나의 기적”이라며 “그 기적은 다른 관점(우주)으로 지구를 바라보기 전까지는 결코 진정으로 깨달을 수 없다”고 했다. 광대한 우주에서 유일하게 푸르게 빛나는 작은 지구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작고, 연약한지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우경임 논설위원 woohaha@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