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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바다뷰 ‘망마산’에 둥지… “남해안 문화예술의 거점”

입력 | 2026-04-02 04:30:00

[섬여행 여수로]복합문화예술공간 ‘GS칼텍스 예울마루’
GS칼텍스 사회공헌으로 추진…공연-전시-교육 등 연중 열려
개관 14년간 369만 명 발걸음…기업-지역 동반성장 모델 평가




남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남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望馬山)에 2012년 둥지를 튼 예울마루는 남해안 명품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예울마루와 이어진 진섬다리를 건너면 예술의 섬 장도가 있다. GS칼텍스 제공

《지난 3월 전남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142m)에서 바라본 장도와 가막만은 봄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예울마루도 망마산 중턱에서 가막만 바다 앞 해안도로까지 물결치듯 이어지며 빛났다. 예울마루와 장도는 GS칼텍스가 1124억 원을 투입해 2012년 완공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그동안 예울마루와 장도 운영에는 400억여 원이 들어갔다.》


예울마루는 ‘문화예술의 너울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GS칼텍스가 2006년 재단을 설립해 지역사회 공헌사업으로 추진한 것이 70만 ㎡ 규모 예울마루와 예술 섬 장도다.

예울마루와 장도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지역과 기업이 운명 공동체로서 함께 성장하는 동반성장 선도 모델로 평가받는다. 박필규 예울마루 관장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예울마루와 장도를 찾은 관람객은 369만 명에 달할 정도로 남해안 문화예술의 거점이 됐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의 허브 예울마루

3월 26일 낮 예울마루 7층 전시실에서는 ‘우리 SUM 타볼래?’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 전시는 6월 28일까지 진행되며 아동 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도슨트 최 모 씨는 “아동들이 다양한 작품을 보고 만들어볼 수 있어 관람객이 많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울마루에서는 3월 31일 여수시립합창단이 펼치는 상춘곡 ‘청풍명월’이라는 봄 콘서트가 열렸다. 16일부터 19일까지는 GS칼텍스 예울마루 실내악 페스티벌이, 5월 14일부터 16일까지는 뮤지컬 ‘100층짜리 집’ 등 다양한 공연·전시가 이어진다.

이처럼 예울마루는 14년 동안 문화예술 허브 역할을 해왔다. 예울마루는 14년 동안 공연 2107회, 전시 198회, 교육 2522회 등 총 4827회의 문화예술 행사를 운영했다. 특히 전시가 열린 날짜는 3657일에 달한다. 예울마루를 즐겨 찾는 여수 시민 김용석 씨(77)는 “교사로 정년 퇴임한 뒤 고전음악 공연을 자주 듣고 있다”며 “예울마루가 있어 서울이나 광주, 경남 통영까지 가지 않고 여수에서 좋은 공연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예울마루서 상연한 뮤지컬 ‘캣츠’. 예울마루는 14년간 공연을 2107회 선보이며 지역 대극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50만 명에게 감동 전한 무대

예울마루는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남해안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예울마루 대극장(1021석)은 완벽한 오케스트라를 수용하는 음향 시스템과 대형 뮤지컬을 구현할 수 있는 무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예울마루를 빛낸 뮤지컬 최고의 무대 톱 5도 눈길을 끈다. 압도적 1위는 ‘명성황후’(2025년)로 점유율 98.8%를 기록했다. 명성황후는 초연 3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로 조선의 국모가 걸어온 삶을 화려한 궁중 장면과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풀어냈다. 2위는 ‘노트르담 드 파리’(2024년)로 점유율 98.6%를 기록했다.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강렬한 록 사운드와 예술적 안무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콰지모도의 순애보가 ‘대성당의 시대’와 함께 울려 퍼질 때 예울마루 대극장은 파리의 성당 안으로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3위는 ‘시카고’(2025년)로 점유율 98.2%를 기록했다. 1920년대 미국의 범죄와 스타 시스템을 재즈 선율에 실어 날카롭게 풍자했다. ‘All That Jazz’로 시작되는 세련된 무대는 여수의 밤을 사로잡았다. 4위는 ‘킹키부츠’(2022년)로 점유율 96.3%를 기록했다. 폐업 위기의 구두 공장을 살리기 위해 ‘드랙 퀸 부츠’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자유로워진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5위는 ‘맘마미아!’(2023년)로 점유율 96.3%를 기록했다. 그리스 작은 섬을 배경으로 한 유쾌한 이야기와 아바(ABBA)의 명곡이 어우러져 객석의 호응을 이끌었다. 점유율 96%에서 98%에 이르는 수치는 단순한 매진을 넘어 관객의 몰입도를 보여준다.

예술의 힘으로 지역소멸 위기 극복

남해안 최고의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은 GS칼텍스 예울마루는 개관 14년을 맞았다. 그동안 예울마루의 대극장과 소극장, 분수무대, 예술의 섬 장도는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채워졌다. 예울마루 클래식 기획공연 유료 객석 점유율도 주목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공연 4개를 점유율 상위권에 올렸다. 특히 2020년 11월 리사이틀은 99.5%라는 높은 점유율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1∼2분 만에 전석이 매진될 정도였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평일 오전을 감동으로 채운 브런치 콘서트 시리즈도 인기를 끌었다. 점유율 99.1%를 기록한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98.3%의 ‘그 어느 겨울보다 따뜻한 브런치 콘서트’가 대표적이다. 브런치 콘서트는 예울마루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출연한 ‘신년음악회’가 큰 호응을 얻었다. 특유의 따뜻한 연주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점유율 98.1%를 기록했다.

예울마루를 찾은 관람객들은 숙박과 외식 등으로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며 경제적 파급효과를 만들어냈다. 예울마루는 관광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 경제를 이끄는 핵심 시설로 자리 잡았다. 예울마루는 올해 전남도와 여수시의 지원을 받아 음향설비 등 내부 시설을 교체할 예정이다. 신병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여수지회 고문은 “GS칼텍스 예울마루와 장도는 기업의 문화 투자가 일회성 지원을 넘어 도시의 구조적 자산으로 자리 잡은 사례”라며 “예울마루는 여수 시민의 정주 여건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위상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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