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급망 ‘트윈 쇼크’] 나프타값 79% 뛰어 생활물가 비상 도배비용 등 치솟아 이사철 한숨… 지방선거 앞두고 현수막값도 들썩 일회용컵값 올라 커피 인상 준비… 포장재 40%↑, 배달 영업도 위기
직장인 이모 씨(43)는 최근 단골 세탁소로부터 요금 인상 안내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세탁소 측은 세탁용 기름(솔벤트) 1통(18L) 가격이 지난달 3만 원대 초반에서 이란 전쟁 이후 4만 원대 후반까지 치솟은 데다, 세탁물을 포장할 비닐봉지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 씨는 “여성용 블라우스 한 벌 세탁 비용도 기존 5000원에서 8000원으로 오른다더라”면서 “전쟁 여파가 세탁소까지 미칠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해 석유화학 제품 전반의 물가가 오르는 ‘워플레이션(Warflation·전쟁+인플레이션)’이 일상생활 전반으로 침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 물가 상승이 장기화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기에 나타났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일상 덮친 ‘워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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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사철을 맞아 인테리어 공사를 계획하던 소비자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새시부터 단열재인 아이소핑크, 우레탄폼 등 대다수 소재에 석유화학 제품이 쓰이면서 인테리어 비용이 치솟았다. 5월 중 인테리어를 계획하던 김모 씨(44)는 “업체로부터 바닥재와 단열재, 가구 필름지, 도배지, 방충망부터 화장실 바닥 줄눈이나 접착용 실리콘까지 모두 10∼30% 가격이 오른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요가 몰린 현수막 제작 업체도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현수막 제작에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 원단 가격이 오르면서다. 인천 부평구에서 현수막을 만드는 한 제조업체는 “원단 가격이 10% 정도 올랐는데 체감은 20% 정도 오른 것 같다”고 했다. 플라스틱을 주 원료로 쓰는 완구 제조사들도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일본 완구업체 ‘타미야’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올린다고 공지했다.
● 버티는 곳도 한계… 전방위적 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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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가격 인상이 더 확산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회용 주사기 등을 판매하는 한 온라인 의료 소모품 플랫폼은 “중동 사태로 인한 수급 부족으로 구매 수량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서울의 한 약사는 “의료용품 공급 부족이 가시화되면 가격은 당연히 오를 것”이라고 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포장재 가격이 40% 이상 급등했다”며 “배달 비중이 높은 외식업과 소매업 소상공인들이 ‘진퇴양난’의 경영 위기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시작된 워플레이션은 결국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만큼 정부의 물가 안정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음 달부터 체감 물가가 뛸 우려가 있는 만큼 대체재를 찾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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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