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6.2.22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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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 금리가 7%대를 넘어서면서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투자한 사람)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출 금리의 지표가 되는 시장 금리에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동 사태의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주요국들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 41개월 만에 7% 돌파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27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고정금리는 연 4.410~7.010%였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41개월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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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주담대 연체율은 0.29%로 지난해 12월(0.27%)보다 0.2%포인트 뛰었다.
문제는 시장 금리가 당분간 하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내려놓고 동결이나 인하 방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승훈 KB금융연구소 경제연구센터장은 “향후 고유가가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지면 주요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특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은 물가 상승 둔화 속도가 느리고 임금 상승 압력도 커 금리 인상 시점이 미국보다 빠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내달부터 고가 주담대 가산금리 오를 듯
다음 달부터는 고가 주담대의 가산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고가 주담대를 많이 취급한 은행의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 부담을 가산 금리에 반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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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사실상 시장 금리 상승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재테크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출을 빨리 갚고 예금 상품이나 달러 등 비교적 안전한 자산의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