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대 폰지사기 주범 구속 인지능력 약해진 고령층 대상으로 “쇼핑몰 투자땐 1.5배 고수익” 속여 노인 약탈범, 친족 넘어 기업화 양상 “태양광 큰 수입” 계약금 뜯어내고, 아파트 대출 받게해 빼돌리기도
● “말귀 어두운 노인 전 재산 뜯어내”
2022년 12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노인 3만여 명을 상대로 2000억 원대 폰지 사기를 벌여 검거된 일당이 콘서트형 세미나와 사업 설명회 등에서 투자자를 유혹하는 모습. 인천경찰청 제공
광고 로드중
특히 이들은 전국 35개 지사를 두고 투자자를 모으는 등 기업형 범죄 조직의 모습을 보였다. 유명 가수를 동원해 사업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치매 환자를 비롯한 고령층의 자산을 빼돌리는 가해자가 지인이나 가족 등에 그치지 않고 ‘조직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 산업이 된 ‘치매머니 사냥’, 실태 파악부터
특히 젊은 층이 적은 농촌 지역에선 치매 노인들이 ‘집단 표적’이 되기도 한다. 2022년 한 태양광 사기 조직은 전남 해남군 등 농촌 지역에서 80대 치매 환자 4명 등 노인으로부터 175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검거됐다. 이들은 치매 환자의 가족이 집을 비운 틈을 타 반강제로 계약금을 뜯어내는 등 애초에 인지 기능이 떨어진 이들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매 노인 인구 100만 명이 가진 자산이 172조 원으로 추산되면서 이를 노린 약탈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국가의 감시망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노인학대 현황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대 피해 노인 중 치매(의심 포함) 비율은 24%에 달하지만,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 범죄 피해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경찰도 치매 노인 대상 경제 범죄를 별도로 분류하지 않고, 전담 수사팀도 없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가 75세 이상이 되는 2030년 이전에 치매 노인 대상 범죄를 유형화하고 보호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