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거점 국립대 의대 9곳 현황 수강 인원 2배, 시신 기증은 감소… 학장 9명 중 4명 “인프라 확충 필수” 내년부터 증원 절반 지방국립대 배정 “지원 시기 놓치면 교육 질 크게 악화”
2027학년도 대입부터 5년간 의대 증원 인원의 절반 이상이 지방 국립대 9곳에 배정돼 교육 인프라와 인력 확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의대 학장들 “실습 공간도, 해부용 시신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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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는 의대 실습 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병헌 경북대 의대 학장은 “해부 실습실이 1930년대에 지어진 건물이라 리모델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초의학 실습실 시설 노후와 기자재 부족으로 실습 환경이 열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물 신축과 최신 기자재 도입을 통한 현대화 지원 예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경북대에서 의예과 2학년 1, 2학기와 본과 1학년 1학기에 듣는 인체해부학 수업은 수강 인원이 의정 갈등 이전인 2024년 1학기 110명에서 지난해 2학기 260명으로 급증했다.
해부학 수업에서 사용되는 해부용 시신(커대버)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보통 한 구당 5∼8명이 실습하는데, 수강 인원은 2배로 늘어난 반면에 해부용 시신은 이전보다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강경표 전북대 의대 학장은 “매년 20구 정도의 커대버가 확보돼야 정상 실습이 가능하지만 의정 갈등 이후 기증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지난해 10구 미만으로 기증을 받았고 앞으로도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제주대는 의예과 2학년 해부학 실습에서 실습 보조 인력이 부족해 의료기술직 직원을 충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험실습실도 5년간 임시 건물을 빌려 써야 해 정식 실습실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충남대는 올해 기초의학 실습에 필요한 인프라는 확보했지만 내년 의대 추가 증원을 반영할 경우 교원, 실험실, 기자재 등을 추가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 “의대 증원 고려해 교원-시설 확충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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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인력 풀이 한정돼 기초의학 교원 확보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원은 “정부가 교육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실습 시설과 인력 확보 등의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부용 시신 확보, 실습 시설 지원 등과 관련한 예산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