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 때리는 행위, 훈육 아니다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다른 하나는 학대다. 어릴 때 맞고 커서 상처가 됐다는 분들이다. 이분들은 사람이 사람을 왜 때려서는 안 되는지, 부모가 아이를 왜 때려서는 안 되는지 자신의 아픔을 들여다보며 치열하게 깨쳐야 한다. 이 또한 너무나 가슴이 아픈 사실이지만, 아이가 잘못할 때마다 때리는 것으로 해결했던 부모의 문제 해결 방식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다. 아이를 폭력적으로 대하거나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아도, 자신이 부모가 된 다음에 자기 자식을 폭력 없이 다루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훈육이라고 하면서 그 과정에서 잘못된 방식을 쓰는 부모들을 굉장히 많이 목격한다. 훈육과 학대를 헷갈리는 것이다. 설령 잘 가르치고자 하는 훈육의 의도라 해도 때리는 행위는 절대 안 된다.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해서도 안 된다. 그 출발은 어떤 누구도 다른 사람을 때릴 권리가 없다는 데서 시작한다. 그게 설사 부모 자식 간이라고 해도 타인을 모욕하고 때릴 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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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때린 적이 있다면 때린 것에 대해서 솔직하게 사과했으면 한다. “네가 동생을 때렸을 때 엄마가 너를 때렸잖아. 그때 많이 속상했니?”라고 묻는다. 아이가 그렇다고 하면 “엄마가 때린 것은 잘못된 방법이었어. 네가 잘못할 때 엄마가 분명히 가르쳐 줘야 하지만, 때린 것은 잘못이야”라고 말한다. 혹시 아이가 그때 맞은 것 때문에 “엄마, 나 미워해요? 나 싫어해요?”라고 물을 수도 있다. 그때는 “엄마가 그때 너한테 화가 났어. 화가 났다고 해서 네가 싫은 것은 아니야. 엄마는 너를 절대 싫어하지 않아”라고 대답해 준다.
“그러면 안 된다고 여러 번 가르쳐 줘야 했는데, 아무리 너를 사랑한다고 해도 너를 때린 것은 엄마가 정말 잘못한 일이야. 굉장히 후회해. 미안해”라고 진심으로 말한다. “엄마는 지금까지 그것이 좋은 교육 방법인 줄 알았는데, 이제 그 방법이 정말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배웠어. 그 부분에 대해서 엄마가 잘 몰랐는데, 미안하다”라고도 해 준다. 부모가 부당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아이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
아이를 때리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는 일종의 공격이다. 위계에 의해서 훨씬 더 힘을 가진 사람이 힘이 없는 사람을 때린 것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았어도 때리는 것은 부모가 아이를 공격한 것이 맞다. 그것에 대해서 아이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그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게 해 주고 싶다면 부모의 행위가 부당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가 ‘아, 엄마도 잘못된 방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리지 않으려고 하는데도 자꾸 아이를 때리게 된다면서 눈물을 흘리는 부모들도 사실 너무나 많다. ‘안 해야지’ 하면서도 그런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순간 아이 탓을 하면서 또 때리게 된다는 것이다. 때려서 굴복시키는 것은 이 땅에서 오랫동안 아랫사람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써 온 방법이었다. 우리 몸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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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발달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공부도 해야 한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성장하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킨다. 누워 있으면 넘어질 일도 없지만 걷기 시작한 이상 부딪치고 넘어진다. 그것은 혼낼 일이 아니다. 가르쳐야 할 일이다. 부모는 아이가 일으킬 문제를 예측하고,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를 가르치고 지도해야 한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