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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 K팝 공연티켓, 500만원에 되팔아”… 매크로 이용 암표로 71억 챙긴 일당 검거

입력 | 2026-03-12 04:30:00

예매-신분증 변조 시스템 개발
1090개 공연 암표 3만여장 팔아



암표 유통 구조도. 2026.03.11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K팝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최대 25배의 가격에 되팔아 71억 원의 범죄 수익을 거둔 ‘암표 카르텔’이 붙잡혔다. 경찰이 확인한 범죄 대상이 된 공연은 1090여 개, 판매한 티켓은 3만300여 장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2대는 11일 업무방해와 공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암표 일당 16명을 검거하고 이 중 판매총책인 남성(28) 등 총책 3명을 구속 송치했다. 해외로 도주한 총책 1명을 포함한 일당 4명은 정보기술(IT) 업계 등 근무 경력을 토대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조직적으로 암표 거래에 나섰다. 그 외에 12명은 중간 유통책, 최종 판매책, 현장 티켓 양도책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표를 사재기했다. 주요 사이트의 예매 페이지가 열리기도 전에 미리 좌석 선택 단계까지 진입하는 ‘결제 대기’와 취소 표를 가로채는 이른바 ‘홀딩아옮(아이디 옮기기)’ 방식이었다. 한 사람이 126장의 티켓을 확보한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확보한 티켓은 평균 3, 4배의 웃돈을 얹어 개인이나 외국 암표상들에게 되팔았다. 지난해 3월 지드래곤(GD) 월드투어 콘서트의 경우 정가 22만 원짜리 티켓이 최대 270만 원에 판매됐고, 지난해 7월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는 VIP 티켓이 400만 원에 거래됐다. 20만 원짜리 티켓을 500만 원에 팔기도 했다.

총책들은 공연장 현장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정부24’ 모바일 신분증을 본뜬 웹페이지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현장 티켓 발권 시 계정 인적 사항과 일치하는 신분증이 있어야 공연장 입장 팔찌를 채워 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암표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포함해 1309명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매크로 프로그램과 티켓 예매처의 보안 정책 무력화 방법, 경찰 단속 상황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검거된 총책 중 한 명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 오자 생성형 AI인 챗GPT에 혐의를 토대로 구속 가능성을 묻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 매출 6억 원 규모의 암표 범죄로 인해 출입국 정지에 체포영장까지 발부됐다”며 “이 상황에서도 변호사를 선임하고 자수하면 불구속될 가능성이 크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구속됐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또 다른 개발총책을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추적하는 한편 해외 암표 거래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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