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12월 30일 당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콘크리트 재질 방위각 시설이 전날 제주항공 여객기와의 충돌 여파로 파손돼 있다. 2024.12.30 ⓒ 뉴스1
감사원이 10일 공개한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등 국내 지방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은 이같은 이유로 설치됐다. 감사원은 항행안전시설·정비·종사 인력·관제 등 4개 분야에 대해 징계·문책 3건을 비롯한 30건의 지적 사항을 확인해 국토교통부 등에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전파를 발사해 비행기 활주로 중심선 위치를 알려주는 항행안전시설인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의 위치를 높이기 위한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의 잘못된 설치는 사고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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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공사비 절감을 위해 당초 지형에 가깝게 활주로 종단경사를 허용해 토공사(흙을 다루는 공사) 물량을 적게 건설했다. 이후 발생하는 높이차는 둔덕 등 기초구조물로 맞췄다. 토공사 물량을 줄여 공사비를 절감하려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인천국제공항은 활주로 끝에서 로컬라이저까지 최소 종단경사(0.26~0.55%)를 두었을 뿐, 활주로는 종단경사가 0%로 평평해 둔덕이 없다. 반면 무안공항은 더 큰 종단경사(활주로 0.2%, 종단안전구역 1.0%)를 둬 지면보다 높은(1.73m, 2.46m) 둔덕을 두면서 내부에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콘크리트)을 설치했다.
한편 감사원은 국내 15개 공항의 36개 로컬라이저 기초구조물에 대해 기준에 맞게 설치됐는지도 점검했다. 그 결과 무안공항 등 8개 공항의 14개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면밀한 검토 없이 철근 콘크리트 기초 등이 부러지기 어려운 구조로 잘못 설치됐던 것으로 확인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공사비를 아끼려 지형을 많이 살리다 보면 경사를 많이 허용하게 되고, 그러면 낙차가 생기기 때문에 바람이나 태풍에 견디게 하기 위해서 강하게 기초 시설물을 설치하다 보니 항공사고의 큰 위협이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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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최근 5년간 국적 항공사 항공기에 최다 장착된 한 모델 엔진의 고장·결함으로 발생한 항공 안전 장애에 대한 사실 조사 여부를 점검한 결과 국토부는 2건만 조사를 하고 나머지 57건은 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또 최근 10년간 발생한 항공기 사고 유형 10가지 중 동체 착륙, 조류 충돌, 이착륙 시 모든 엔진 고장 등 4개의 비상 상황에 대한 조종사 훈련을 운항기술기준 훈련 과목에 의무화하지 않았다. 항공기 조종사 영어자격 관리·감독이 부적정하고, 항공신체검사 시 정신질환 등을 신고하지 않은 채 운항하는데도 확인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