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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지상군 투입 가능”… ‘지도 바뀔 것’ 전면전 시사

입력 | 2026-03-09 01:11:00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지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아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만약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때면 “이란이 이미 너무 크게 파괴돼 있어서 지상전에서 싸울 능력조차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이번 전쟁이 끝나면 이란의 지도가 바뀔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강도 높은 공습을 통해 이란의 군사력을 재기 불능 상태로 만든 후 필요하면 지상군 투입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이란의 지형 자체를 바꿀 만큼 장기전도 고려하겠단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육군의 최정예 부대로 꼽히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 등에 참여한 제82공수사단 지휘부가 최근 갑자기 대규모 훈련을 취소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이 부대는 적진 침투를 통한 특수전을 핵심 임무로 삼고 있는데 이들이 이란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지난달 28일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자를 선출하는 작업이 마무리돼 사실상 발표만 남았다고 8일 CNN이 이란 반관영 메르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 美 “필요한 만큼 전쟁 할 것” vs 이란, “6개월은 전쟁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그들(이란)의 사악한 제국 전체를 거의 파괴했지만, 이 상황이 얼마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후 미국이 이란의 육해공군 능력, 미사일 및 드론 제조 능력을 상당 부분 약화시키고 하메네이도 사망했지만 전쟁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그는 이번 작전이 ‘6주가량 이어질 가능성’을 두고도 “필요한 만큼 (전쟁을) 하겠다”며 적당히 물러서진 않겠단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지상군 투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이란과의 전쟁이 전면전 수준으로 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일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에 관해 ‘입스(yips·결정적 순간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상태)’가 없다”고 말해 처음으로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며칠간 이를 거론하지 않았던 그가 다시 그 가능성을 언급한 건, 공군력 위주의 작전만으론 이란의 핵·미사일 능력을 불능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는 이날 ‘이란 핵시설에 있는 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려면 지상군이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아직 논의하진 않았지만, 앞으로 알게 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뒀다. 미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는 방안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상군 투입은 핵심 군사·정치 목표를 직접 신속하게 장악할 수 있단 점에서 전쟁을 조속하게 마무리하고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상대의 거센 저항에 고전할 경우, 과거 이라크전이나 아프가니스탄전처럼 장기 소모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 반관영 파르스 통신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상대로 최소 6개월은 격렬한 전쟁을 펼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쿠르드족 개입 원치 않아”…상황 인식 변화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에서 “우리는 쿠르드족이 (이란과의 전쟁에) 개입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동의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은 앞서 4일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진입해 이미 지상 공격을 시작했다. 그 하루 뒤인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훌륭한 일”이라며 “전적으로 찬성(all for it)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식 변화를 나타낸 건 쿠르드족 개입 시 이란 내부에서 심각한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결과일 수 있다. 실제로 그는 “전쟁을 지금보다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쿠르드족 개입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들(쿠르드족)은 (이란에) 들어가고자 할 의지가 있지만 난 ‘들어가지 말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일각에선 쿠르드족 발언을 포함해 전쟁 발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인식 변화를 나타냈는데, 이는 이번 전쟁의 명확한 ‘출구’를 찾지 못해 답답한 심경을 보여 주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상대(이란)를 압도하고 있지만 정작 ‘승리’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계속 바뀌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미국 내 반전 여론을 고조시킨다고 진단했다.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미군과 이란 민간인 희생자 증가, 급증하는 비용 부담 등은 11월 중간선거의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롤러코스터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의도된 전략이란 분석도 있다. 상대를 정신없이 흔든 뒤 자신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 내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매드맨(madman·미치광이) 전략’이라는 뜻이다.

● 이란 새 최고지도자 만장일치 선출…발표만 남아

한편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 ‘전문가회의’ 소속 고위 성직자인 아마드 알라몰호다는 이날 이란 반관영 메르통신에 “차기 최고지도자 지명 투표가 완료됐고 새 지도자가 선출됐다”고 밝혔다. 하메네이 후계자는 ‘만장일치’로 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안 우려를 감안한 듯 이름과 발표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란 안팎에선 강경파 성향인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당분간 전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모즈타바 제거를 위한 작전 역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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