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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李 “집권했다고 맘대로 다 못한다”… 이 시점에 다짐한 까닭은

입력 | 2026-03-08 23:30:00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엑스(X)에 올린 ‘책임과 권력’이란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이 되고 집권 세력이 됐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위대한 국민 지성의 무서움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자 정의이고 너의 의견은 불의이고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한적 대립과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공인(公人)으로서 공정한 제3자의 시각과 냉철한 이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별다른 배경 설명 없이 올린 이 글은 여권을 겨냥한 내부 단속용이자 자신을 향한 자기 다짐용으로 읽힌다. 당장 청와대 안팎에선 여당 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등 강경론자에 대한 경고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호의적인 여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나온 고담(高談)인 만큼 그런 정치적 의도보다는 자신과 정부, 여당을 향해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자는 성찰의 메시지로 읽어도 무방할 듯하다.

사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래 표변(豹變)에 가까운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보여 줬다. 이번 엑스에 올린 글에서도 지적했듯 이 대통령은 대선 직전부터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한쪽을 대표하지만,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며 야당 대표 시절과는 180도 다른 ‘말 바꾸기’도 주저하지 않았다. 실용적 외교 정책으로 주변국의 우려를 씻어내는가 하면 경제 정책에서도 유연하고 체감 가능한 접근법을 우선했다. 그런 표변이야말로 줄곧 이어진 안정적 국정 지지율, 나아가 지난주의 최고 지지율(갤럽 조사)로 나타났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온전히 이 대통령과 여당이 잘해서 얻은 결과는 아닐 것이다. 1년 넘도록 내란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야당 덕분에 이재명 정부는 역대 최장의 집권 초기 허니문 기간을 누리고 있다. 경제지표 호조 또한 역대 최고 성과를 내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정부의 지지율과 사실상 같이 가다시피 하는 주식시장이 앞으로 국제정세의 급격한 변동성과 맞물려 어떻게 재평가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 대통령 말대로 권한과 책임의 크기는 같다.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무거운 정부 여당으로서 다른 주장을 하고 비판만 하는 야당과 같을 수는 없다. 모든 공적 결정에는 토론과 조정, 타협이 필요하다. 그렇게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지적은 구구절절 옳다. 하지만 말한 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이 대통령이 강조한 ‘제3자의 시각’이야말로 늘 스스로 살펴야 할 자세일 것이다. 권력이 실패하는 이유는 권한에 파묻혀 겸허히 돌아보는 힘을 잃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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