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연 KAIST 전산학부 교수(국가AI전략위원회)
며칠 후인 지난달 24일, 한국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역시 ‘인공지능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 행동계획의 핵심 축으로 ‘공공을 위한 AI’ ‘AI 기본사회’ 그리고 ‘교육 혁신’이 깊이 있게 다뤄졌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러한 포용적 접근이야말로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G3)’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AI 경쟁의 패러다임은 대규모 모델 개발을 넘어 실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응용 역량과 책임 있는 활용 능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생성형 AI의 기술적 성능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으나 다문화·다언어 환경에서의 이해 부족, 고령자 및 장애인의 접근성 미흡, 교육 격차 심화,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의 언어 및 문화적 소외라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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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AI는 정보 접근의 형평성을 확대하고 소외된 집단의 목소리를 증폭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이 국내 다문화 사회를 포용하기 위해 구축한 다국어·다문화 친화적 생성형 AI 기술과 평가 체계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정보 접근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게 돕는 실질적인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일방향적인 기술 수출을 넘어 다국가 간의 ‘공동 개발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의 정교한 AI 응용 기술이 글로벌 사우스의 현지 언어·문화와 결합해 기술의 문턱을 낮추고 확산을 가속화할 때, 비로소 진정한 글로벌 포용이 실현된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AI 파트너십이나 유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 거버넌스 무대에서 다국어·다문화 평가 지표와 접근성 표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정책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한국의 AI 전략은 이제 기술 경쟁력 확보를 넘어 민주적 가치와 사회적 포용성을 함께 구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국내 사회 문제 해결에서 출발하여 글로벌 포용 AI의 표준을 형성하는 국가라는 차별적 정체성을 확립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확고한 AI G3로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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