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로 근대 서화계서 비중 커 일제강점기 예술계 풍경 조명 ◇나는 이완용의 글씨가 궁금했다/강민경 지음/288쪽·2만2000원·푸른역사
책에 따르면 이완용은 글씨 청탁을 많이 받았고, 거절하지도 않았다. 조선을 방문한 일본인이 그의 글씨를 기념품으로 여길 정도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직원인 저자는 이완용이 경성서화미술원과 서화미술회, 서화협회 등의 창설에 깊이 간여하는 등 근대 서화계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했음을 서술한다.
독립문(獨立門) 편액 글씨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 추적하면서 이완용과 김가진(1846∼1922)이 쓴 천자문 필획과 대조하는 대목, 안중근 의사(1879∼1910)와 이완용의 글씨를 비교하는 대목 등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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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에게 ‘인정’받고자 그렇게 글씨를 많이 쓰고…그러니 자기 글씨를 진지하게 돌아보며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그저 예쁘게 보이도록 쓰는 데 치중하고 만 건 아닐까.”
단편 ‘운수 좋은 날’(현진건)의 한 대목을 소개한 뒤 “아무리 싼 김규진 그림이라도 막걸리 곱빼기 60잔 값인 6원이었음을 상기해 보자”는 식으로 독자가 읽기 편하기 서술해,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편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