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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논란 법안 땜질 수정 반복하는 與

입력 | 2026-02-26 18:32:00


추미애 국회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등 의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 고발의 건에 대해 찬성 거수 투표를 하고 있다. 2026.02.04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부의된 법률안이 불안정성 논란으로 본회의에서 수정되는 것은 몹시 나쁜 전례다.”

지난해 12월 24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정보통신망법이 가결된 직후 “법사위 설치 목적에 반할 뿐만 아니라, 국회라는 입법기관 자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법사위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정보통신망법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위헌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땜질 수정’을 통해 본회의에서 수정안을 처리한 것을 지적한 것. 특히 우 의장은 법안 심사에 있어 법률의 정합성과 위헌성 등을 면밀히 따지는 법사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약 3개월 뒤 민주당은 26일 법왜곡죄를 담은 형법 개정안 수정안을 또 다시 본회의 상정 직전 마련해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법적 안정성을 파괴하는 ‘누더기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왜곡죄는 지난해 12월 3일 법사위를 통과하기 전후로 당 안팎에서 위헌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당 정책위원회가 위헌 소지를 줄이기 위해 법사위와 조율에 나섰지만 난항을 빚었고 이달 22일 의원총회에서 법왜곡죄를 원안 그대로 처리하기로 결정하면서 위헌 논란이 불붙었다.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은 “의총에 못 들어온 의원들이 지도부로 의견을 개진했다”며 “정부 측에서도 ‘이대로 올리는 건 안 된다’는 의견을 줬다”고 말했다.

여기에 친여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우당(友黨)인 조국혁신당도 공개 반대하면서 결국 25일 의총에서 수정안을 내기로 결정했다. 원내지도부 소속 의원은 “우리 쪽 시민단체 반대를 무릅쓰기엔 부담이 컸다”고 했다.

이처럼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여권과 정부, 시민단체 등에서 위헌 논란이 커지고 본회의 상정 직전 수정안을 마련한 건 지난해 9월 국회증언감정법, 12월 내란전담재판부법, 정보통신망법 등 이재명 정부 들어서만 네 차례다. 내란전담재판부법은 외부 인사 중심의 추천위원회가 전담재판부 판사를 추천하는 데 대해 위헌 논란이 확산되자 각 법원 판사회의와 사무분담위원회에게 추천권을 넘겼다. 정보통신망법은 《법사위가 수정한》 유통금지 대상 허위정보 규정에 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 비판이 거세지자 범위를 좁혔다. 활동 기한이 끝난 국회 특위에서의 위증 고발을 가능케 하는 국회증언감정법은 소급 적용을 허용한 부분을 법사위가 그대로 통과시켰다가 위헌 논란이 일어 삭제했다.

그럼에도 당내 강경파로 꼽히는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김용민 법사위 간사 등은 본회의 수정 때마다 “위헌 소지는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땜질 수정 행태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관계자는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위헌성을 제대로 심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상임위원회와 법사위에서 치열하게 숙의해야 할 규정을 본회의 직전까지 ‘땜질’하며 표결로 밀어붙이는 행태는 입법권 남용이자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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