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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수요 기대에 반도체 투톱 날개… 하이닉스, 美마이크론 시총 제쳐

입력 | 2026-02-25 04:30:00

[20만전자-100만닉스 찍었다]
“AI가 산업 파괴, 경기침체 초래”… 美업체 보고서에 뉴욕증시 ‘흔들’
반도체 경쟁력 지닌 亞엔 호재… 삼성-SK 가파른 실적 상승 전망
코스피 질주속 변동성 지수도 상승




2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딜링룸에 이날 나란히 신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대체하고 주요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어두운 미래) 공포가 미국 증시를 강타했지만, 반도체 제조 경쟁력을 지닌 아시아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AI 투자가 늘수록 반도체 등 AI 인프라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증시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한국 증시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가파른 실적 상승 전망에 따라 ‘20만 전자’와 ‘100만 닉스’ 고지에 올랐고, 코스피도 6,000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 AI 산업 파괴론에 ‘美 울고 아시아 웃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1% 넘게 동반 하락했다. 뉴욕 증시를 흔든 것은 신생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내놓은 보고서였다. ‘2028 글로벌 지능 위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AI가 사무직을 대체하면서 실업이 늘고 소비는 늘지 않아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을 공상과학(SF) 소설처럼 내놨다. 이 영향으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배달 플랫폼, 결제 네트워크 등 고평가됐던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트리니 리서치의 보고서는 월가의 우려를 정확히 포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시아 증시에서는 AI의 산업 파괴에 대한 공포가 호재로 작용했다. AI를 키우려면 반도체, AI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가 늘 수밖에 없다는 기대감이 커진 셈이다. 그 결과 ‘반도체 투 톱’이 나란히 강세였다. 여기에 미국 의회에서 중국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미국 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돼 이차전지 업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63% 오른 20만 원으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5.68% 상승한 100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나란히 20만 원과 100만 원이라는 벽을 넘어섰다. ‘황제주’에 등극한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21위에 올랐다. 코스피는 이날 5,969.64로 마감하며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5,000을 돌파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6,00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반도체 투 톱의 강세는 실적 전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증권사 24곳이 예상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170조 원, 145조 원이다. 글로벌 상장사 가운데 6위, 8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례 없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미 빅테크 4사의 올해 설비투자가 9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대만과 일본의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도 강세였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1위 기업 TSMC 주가가 3.42% 오르며 대만 자취안 지수는 2.75% 상승했다. AI 데이터센터에 고효율 전력 시스템과 냉각 부품을 공급하는 델타일렉트로닉스도 6.13%나 올랐다. 일본 증시에서는 데이터센터에 초고밀도 광케이블과 광회로 스위치를 공급하는 후루카와전기공업(+15.32%)과 스미토모전기공업(+6.59%)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 긍정 전망 늘지만 공포 지수도 상승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6,000을 넘어 그 이상을 향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이날 코스피의 올해 예상 상단을 6,000에서 7,300으로 상향했다. 전날 노무라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1∼6월) 코스피 목표치를 7,500∼8,000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코스피 공포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200 변동성지수(VKOSPI)’는 1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장중 48.3까지 오르기도 했다. VKOSPI는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지만, 최근 상승장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진 탓에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조2800억 원, 1800억 원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2조3700억 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다만 기관투자가 중 증권사 등 금융투자가 2조6600억 원이나 순매수했는데, 이는 개인의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증시가 어느 정도 오른 상황에서 진입하려는 투자자들이 개별 종목을 선정하는 것보다 투자 손실 우려가 적어 마음이 편한 ETF 투자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개인 투자자들이 ETF에 넣는 돈이 증시에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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