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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집값 상승 기대, 역대 최대 폭 하락… 가격 안정으로 이어져야

입력 | 2026-02-24 23:30:00

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외벽에 아파트 급매 매물을 알리는 매물표가 붙어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집값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가 한 달 새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2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달 124에서 16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지던 상승세가 석 달 만에 꺾였다. 수치 자체만 보면 100을 웃돌고 있어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이들이 아직은 더 많지만, 중요한 건 하락 속도다. 2013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후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면서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집값 심리가 빠르게 돌아선 데는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의 종료를 예고하고 대출 연장 제한을 검토하는 등 세제, 규제, 금융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이후 매일 한 건꼴로 직접 소셜미디어에 의견을 올리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투기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시장에선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 매물이 쌓이고 하락 거래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3주 연속 둔화했고, 특히 강남구는 4주 연속 상승 폭이 줄며 보합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이 1년 사이 13.5% 오를 정도로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집값 상승 기대감이 한풀 꺾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아직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하고 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흔들리면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정부들의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시장에선 ‘버티면 결국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 부동산 불패에 대한 헛된 믿음이 사라지고 가격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거듭된 엄포만으론 부족하다. 복잡한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고 공정한 시장 규칙을 확립하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체계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다주택자의 매물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집값 불안을 잡을 수 없다. 궁극적으론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좋은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우선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6만 채 공급 계획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 이와 함께 부동산 규제에 따른 매물 잠김, 임대차 시장 불안 등의 부작용을 줄일 해법도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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