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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아이 ‘폐 성장’엔 경보

입력 | 2026-02-25 04:30:00

미세먼지 대비, 어떻게 할까
폐-다른 장기에도 영향 줄 가능성
아토피 환자 가려움-홍반 심해져
노인-아이-호흡기 환자 외출 자제
실내 환기 짧고 집중적으로 해야




서울 일대가 미세먼지로 덮인 가운데 남산을 찾은 시민이 뿌연 도심을 내려다보고 있다. 동아일보 DB

서울에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가 잇따라 내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22일 오후 서울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300㎍/㎥를 넘었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 평균 150㎍/㎥ 이상이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300㎍/㎥ 이상이 2시간 이어질 때 발령된다. 수도권과 충청권 일부 지역도 같은 날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황사 유입과 대기 정체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상 조건에 따라 단기간 농도가 급격히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당국은 노인, 어린이, 호흡기·심혈관 질환자 등 민감군은 외출을 줄이고 건강 상태를 수시로 살필 것을 권고했다.

호흡기뿐만 아니라 피부·심혈관까지 영향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로 나뉜다. 초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20∼3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작다. 코와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이민정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세먼지는 소아의 여러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뿐 아니라 천식, 알레르기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폐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민감군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미세먼지는 소기도와 폐포에 침착할 수 있고 일부는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피부 질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이 교수는 “대기 중 PM-10, PM-2.5, 초미세 입자(PM-0.1), 질소산화물(NO₂) 농도가 높을수록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한다”며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아이는 가려움, 홍반, 수면장애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천성 폐질환이나 기관지폐이형성증, 선천성 심질환과 동반된 폐고혈압이 있는 아이는 더 취약하다. 정상 폐 용적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같은 농도에 노출돼도 산소포화도 저하나 호흡곤란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 국내 코호트 연구에서도 소아기 미세먼지 노출이 폐 성장 지연, 호흡기 감염 증가와 관련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 진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숨이 차거나 쌕쌕거림이 새로 생기거나 악화될 때, 기침과 가래가 늘고 밤에 잠을 깰 정도로 지속될 때다. 가슴 통증이나 심한 두근거림이 동반될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유아는 표현이 어려운 만큼 호흡수가 빨라지거나 식사량이 줄고 처지는 모습이 보이면 진료가 필요하다.

외출 줄이고 실내 공기 관리 철저히

고농도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외출을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불가피하게 나가야 한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를 착용한다. 도로변이나 공사장 인근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씻고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다.

실내 관리도 중요하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필터 상태를 점검한다. 물걸레질로 바닥 먼지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을 때는 장시간 환기를 피하고 짧고 집중적으로 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충분한 물 섭취는 기관지 점막 건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비타민 C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가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게 해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는 예방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는 평소 관리가 더 중요하다. 이 교수는 “정기적으로 흡입제와 조절제를 사용하고 증상 일지를 작성해 변화 패턴을 확인해야 한다”며 “정기적인 폐 기능 추적을 통해 오염도 변화에 따른 증상 악화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반복된다. 예보를 확인하고 일정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노출을 줄일 수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땐…

□외출 시 KF80 이상 마스크 쓰기
□외출 후 손, 얼굴 씻고 옷 먼지 털기
□공기청정기 켜고 필터 점검하기
□환기는 짧게, 집중적으로
□수분 섭취로 점막 건조 막기
□비타민 C 등 함유 과일, 채소 섭취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엔 예방접종
□천식 등 기저질환자는 일지 쓰며 관리



최해진 기자 haeh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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