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서 집주인의 개인회생 신청으로 갈등을 겪는 임차인 분쟁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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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개인회생을 신청할 경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세입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전세 계약이 끝났지만 보증금 3억 원을 돌려받지 못한 A씨 역시 최근 법원에서 집주인의 개인회생 신청 사실을 통보받고 “이제 소송도 못 하는 것 아니냐”고 당황했다. 그러나 실제 법적 구조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다르다.
집주인이 개인회생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전세금 반환소송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회생 절차가 시작되면 강제집행이 제한되면서 보증금을 실제로 돌려받는 시점이 크게 늦어질 수 있어 임차인의 대응 방식이 중요해진다.
개인회생은 채무자의 상환 부담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다. 임대인이 회생을 신청하면 모든 채무가 일괄적으로 감액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전세보증금은 계약 당시 확보한 권리 구조에 따라 처리 방식이 달라진다. 임차인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등을 통해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확보했다면 개인회생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권리 순위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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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회생 들어가면 왜 ‘돈 받는 시점’이 늦어질까
문제는 권리의 존속 여부보다 실제 회수 시점이다. 개인회생 개시결정이 내려지면 법원은 통상 채권자의 개별 추심을 제한하는 추심금지 명령을 내린다. 이 경우 계약이 종료됐더라도 임차인이 곧바로 소송이나 강제집행을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이 일정 기간 멈추는 상황이 발생한다.
실무에서는 회생법원에서 각종 서류가 송달되기 시작하면서 임차인의 혼란이 커진다. 특히 임대인이 제출한 채권자 목록에 전세보증금이 포함돼 있을 경우, 보증금까지 깎이거나 아예 돌려받지 못하는 빚으로 처리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엄 변호사는 “개인회생 신청서에 포함된 채권자 목록은 임대인이 직접 작성해 제출하는 자료”라며 “임차인은 자신의 보증금이 별제권(일반 빚과 달리 우선적으로 보호되는 권리)에 해당한다는 점을 의견서 형태로 법원에 제출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받은 서류를 단순 통지로 넘기기보다 보증금의 권리 성격을 명확히 밝혀 두는 대응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승소해도 전세금 못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전세금 반환소송에서 승소하고도 보증금을 끝내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는 개인회생 절차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계약 당시 이미 담보대출이나 다른 채권이 많이 설정된 주택에 입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매각 대금이 선순위 대출을 먼저 갚는 데 사용되면, 임차인에게 돌아오는 금액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임차인은 회생 절차에서 일반 채권자로 분류돼 변제계획에 따라 보증금 일부만 돌려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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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전세금 분쟁 상황에서 개인회생 신청 여부 자체보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통한 권리 확보 ▲회생 절차 내 의견 제출 ▲법원 송달 서류에 대한 대응 여부가 실제 보증금 보호를 가르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한다.
● 집주인 ‘개인회생’과 ‘파산’, 전세금 회수는 어떻게 달라지나
집주인이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와 달리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임차인이 맞닥뜨리는 상황은 훨씬 불리해질 수 있다. 개인회생은 채무자가 일정 기간 소득으로 빚을 갚으며 재기를 시도하는 제도인 반면, 파산은 보유 재산을 처분해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파산이 선고되면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주택을 매각해 채권자들에게 배당을 진행한다. 문제는 경매 대금으로도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다.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때 집주인이 면책 결정을 받으면, 세입자가 돌려받지 못한 나머지 보증금에 대해 추가로 변제를 요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사실상 경매 배당금이 마지막 회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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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필터|집주인 개인회생 통보받았다면 반드시 확인할 것
- 개인회생 신청만으로 전세보증금이 자동 감액되지는 않는다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췄다면 권리 순위는 유지된다
- 전세금 반환소송 제기 자체는 가능하다
- 다만 회생 절차 진행 중에는 강제집행이 일시 제한될 수 있다
- 법원에서 송달된 채권자 목록에 보증금 기재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일반 채권처럼 포함됐다면 ‘별제권 해당’ 의견서를 제출할 필요가 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개인회생 신청만으로 전세보증금이 자동 감액되지는 않는다
-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갖췄다면 권리 순위는 유지된다
- 전세금 반환소송 제기 자체는 가능하다
- 다만 회생 절차 진행 중에는 강제집행이 일시 제한될 수 있다
- 법원에서 송달된 채권자 목록에 보증금 기재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 일반 채권처럼 포함됐다면 ‘별제권 해당’ 의견서를 제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