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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사형 아닌 무기징역 왜?…“치밀한 계획 없었고 물리력 자제”

입력 | 2026-02-19 21:09:00

지귀연 “내란죄는 결과 발생 안해도 위험”
내란 인정되는 이상 중형 불가피함 밝혀
“군경 중립성 훼손되고 대외 신인도 하락”
계엄 후유증 질타하고 “사과 안해” 꼬집어
“실탄 소지 등 자제시키려 했고 계획 실패
범죄전력 없고 비교적 고령인 점도 참작”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해 재판부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2026.1.13 ⓒ 뉴스1

법원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적 기능을 파괴하는 행위”며 “어떤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비상계엄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하진 않았고 물리력 행사를 자제한 것으로도 보인다”며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를 두고 법원 안팎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때와 달리 유혈사태까지 이어지지 않은 점이 고려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다수의 많은 사람들을 이 사건 범행에 관여시켜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야기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기도 했다. 재판부는 또 “내란 행위로 국회를 포함한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했다”며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크게 훼손됐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다”고도 지적했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깊은 후유증을 재판부도 질타한 것.

재판부는 이어 “내란죄는 특이하게도 어떤 위험을 일으킨 행위 자체만으로도 높은 형을 규정하고 있다”라며 “이는 (내란 행위가) 그 자체로 위험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겉으로 보면 법적으로 내란죄의 형량이 강한 이유를 설명한 것이지만, 사실상 재판부는 ‘내란죄로 인정된 이상 높은 형량은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재판에 별다른 사정없이 출석을 거부하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수사로 재구속되자 건강 상태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16차례 불출석한 바 있다. 당시 지 부장판사는 “책임은 피고인이 지는 것”이라는 경고했었다.

그러면서도 법원은 내란 특검의 사형 구형보다 낮은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아주 치밀하게 계획하진 않았다”며 “(국회 진입 과정에서) 실탄 소지 등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계획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판단한 결정적인 이유를 국회에 군을 투입한 점을 꼽으면서도 정작 윤 전 대통령 등이 물리력 행사를 자제했다고 한 것. 또 재판부는 감형 사유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이) 이전까지 범죄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했으며, 현재 65세의 비교적 고령”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에 대해 법원 내부에서는 ‘사실상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재판부의 논리를 따라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12일 이 전 장관에게 특검 구형량(징역 15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징역 7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내란 중요 임무로 수행한 행위는 소방청에 대한 전화 한 통이며 단전·단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지휘하지 않은 점, 단전·단수가 실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특검의 구형량(징역15년)보다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유혈사태가 없었던 것은 내란 세력의 자제 덕분이 아니라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대응 덕분”이라며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피고인들(윤 전 대통령 등)에게 유리한 사정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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