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강릉 ‘거북이 구간’ 고속화 예타 통과 ‘중·러’ 대륙 향한 관문 위상 기대감도
동해선 KTX-이음 열차. 뉴스1
하지만 삼척~강릉 철도 고속화 사업이 최근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동해선 475.1㎞ 가운데 유일한 저속 병목 구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1940~1960년대 개통된 노후 선로 45.2㎞를 개량·고속화하는 이번 사업에는 총 1조 1507억 원이 투입된다. 완공되면 부산 부전에서 강릉까지 이동시간은 3시간 20분대로 단축된다.
광고 로드중
동해선 KTX-이음 열차 객실 창문 너머로 동해의 파도와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있다. 뉴스1
동해선에 KTX-이음이 첫 투입된 지난해 12월 30일, 강릉역 승강장은 들뜬 분위기였다. 3시간 50분대 이동은 분명 혁신이었다. 기존 ITX-마음(약 5시간)보다 1시간 이상 단축됐고, 객차도 확대됐다.
그러나 체감의 온도는 완전하지 않았다.
광고 로드중
동해선의 ‘고속 사각지대’, 구조적 병목이 바로 이 구간이었다. 이번 예타 통과로 해당 구간이 고속화되면 부산~강릉 전 구간이 사실상 동일한 속도 체계를 갖추게 된다. 동해선이 ‘끊김 없는 고속축’을 완성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강원 강릉역에서 동해선 KTX를 이용해 도착한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끌며 승강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뉴스1
동해선은 부산·울산·경남의 약 800만 인구를 강원 동해안과 연결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 KTX 개통 이후 “강릉에서 아침을 먹고 부산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이동 패턴이 현실이 됐다.
부전역에서 만난 부산 시민들이 설·해맞이 여행 일정으로 경포, 안목, 오죽헌을 이야기하던 장면은 동해선의 잠재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광고 로드중
강원도 강릉에서 출발한 동해선 KTX-이음 열차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삼척~강릉 고속화는 단일 구간 개량에 그치지 않는다. 강원 동해안 교통지형을 재편하는 ‘퍼즐의 한 조각’이다.
남북으로는 강릉~고성 제진을 잇는 동해북부선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정률은 약 20% 수준이다. 동해북부선은 총연장 110.9㎞의 단선 전철로, 겉보기에는 동해안 연장선에 불과하지만 전략적 의미는 다르다. 완공되면 부산에서 강릉을 거쳐 제진까지 철로가 이어지며, 구조적으로는 한반도 동해축이 완성된다.
특히 동해북부선은 단순한 국내 노선을 넘어 향후 남북 관계 진전에 따라 러시아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될 수 있는 ‘유라시아 관문’의 성격을 갖는다.
동서로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가 공정률 약 19%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개통 시 수도권에서 속초까지 1시간대 이동이 가능해진다. 기존 강릉선(KTX 강릉~서울)에 이어 강원 동해안이 수도권과 직결되는 두 번째 고속철 축을 갖게되는 것이다.
동서고속화철도와 동해선이 맞물리면 철도망은 ‘십자형 구조’로 재편된다. 서울→춘천→속초→강릉→부산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종축과, 수도권 횡축이 교차·연계되는 형태다. 강원 동해안은 종착지가 아니라 교차점으로 위상이 바뀐다.
여기에 이번 삼척~강릉 고속화까지 더해지면 동해선 종축의 병목이 해소된다. 남북·동서 두 축이 동시에 완성도를 높이며 동해안 교통망은 구조적 전환점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동해안 지자체 “미싱링크 해소”…산업·항만 기대감
지자체들도 일제히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릉시는 “동해선 전체 구간 중 유일한 ‘미싱링크’가 해소됐다”고 환영했고, 동해시는 동해신항 개발, 망상 경제자유구역, 묵호항 재개발 2단계, 북평 제2일반산업단지 수소 클러스터 등과 맞물려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억찬 동해시경제인연합회장은 “동해시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절호의 도약 기회를 맞게 됐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역 국회의원들도 환영 메시지를 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동해·태백·삼척·정선)은 “한반도 척추 철도망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며 “더 많은 KTX가 지역을 오가고 동해·묵호·삼척역이 환동해 교통 거점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해당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기본·실시설계 등을 거쳐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올해 용역비 10억 원이 확보돼 상반기 중 후속 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강릉=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