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간접적 업무수행 구속력 있는 지시…근로자 파견관계” “원고 제외 144명 근로자 확인 또는 고용 의사 표시”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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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지역 전력 공급 업무를 수탁한 하청 노동자들이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도 승소했다. 한전이 구체적으로 업무를 지시한 노동자들을 불법 파견한 만큼 직접 고용 의무가 있다고 법원이 거듭 판단했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박정훈 고법판사)는 한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45명이 한전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한전 측 항소를 기각, 원고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 45명(소송 중 사망 종료 1명 제외)은 한전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한전은 나머지 원고 100명에게는 각기 고용 의사 표시를 하라”고 판시했다.
이들 하청업체 노동자 145명은 1996년 한전과 도서전력설비 위탁운영 용역 계약을 맺고 울릉도 등 66개 섬 지역에서 한전 소유 발전소 운영과 배전시설 유지·관리 등 업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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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정부 정책에 따라 섬 지역 자가발전 시설 인수를 확대했고, 1996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수의계약으로 하청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었다. 섬 지역에서 장기간 일할 노동자(현지 주민 포함)를 확보한 하청업체에 업무를 위탁한 것이다.
하청업체는 한전 퇴직자들로 구성된 한전 전우회가 지분을 100% 갖고 있다.
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화가 이뤄지지 않자 이번 소송을 냈고, 1심은 파견법 취지, 계약과 실제 업무 내용 등을 두루 고려해 노동자들이 한전의 직고용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법원 역시 판단은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각 계약 특수조건에서 원고들이 업무 수행 시 한전 사규, 지침, 기준, 절차서, 편람 뿐만 아니라 수시로 한전이 하청업체에 통보하는 내용을 준수할 의무를 부과, 작업방식에 관한 하청업체 재량을 제한하고 있다. 일의 완성을 위한 도급인 지시 또는 정보제공 차원을 넘어 노무 품질을 담보하기 위한 사용 사업주의 지시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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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측이 주장한 소멸 시효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용역계약은 일부 도급계약의 성격에 부합하는 특성들도 있기는 하지만 섬 지역 현장 근무 인력 확보를 주된 목적으로 한 근로자 파견 계약 성격이 더욱 강하다. 사용 사업주 한전, 파견 사업주 하청업체, 파견근로자인 원고들 3자 사이에 파견법이 정한 근로자 파견 관계가 형성됐다”며 거듭 원고 손을 들어줬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