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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과 석탄 수출 늘리는 무역합의”…수입 압박 이어지나

입력 | 2026-02-12 15:13:00

자화자찬 중 나온 즉흥 발언일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6.02.09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지난해 한국 등과 체결한 무역합의를 통해 미국산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가 한국에 대한 석탄 수출을 직접 언급한 건 지난해 1월 재집권 후처음이다.

한미 양국은 한국의 구체적인 대미(對美) 투자 이행 방안을 두고 협의 중이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는 아직 미국산 석탄을 대규모로 수입하는 안 등을 검토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국은 무역합의 체결 전에도 이미 미국으로부터 석탄을 적지 않게 수입해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석탄’을 거론한 만큼 향후 미국산 석탄을 대거 수입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부터 화석 에너지 부흥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강조했고 조 바이든 전 행정부의 재생 에너지 우대 정책을 ‘녹색 사기(Green Scam)’라고 비판했다.

● 미국산 석탄 수입 압박 가속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석탄업 활성화 행사에서 미국이 최근 몇 달 간 “한국, 일본, 인도 및 다른 국가들과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dramatically) 늘리는 역사적인(historic)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전 세계에 석탄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 석탄 품질은 세계 최고”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자국 내 석탄 산업을 부흥시키려는 그의 노력을 자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런 만큼 한국, 일본 등에 석탄 수출을 늘리기로 했단 주장도 실제 논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성과를 내세우려는 의도에서 즉흥적으로 던진 말일 수 있다.

그는 지난달 재집권 1년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선 아시아 주요국에 알래스카주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참여 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한국에 요구할 미국산 에너지 구매 패키지에 석탄을 비중 있게 넣겠단 의도를 이번에 내비친 것일 수 있단 해석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해 7월 한국과의 무역합의 체결 직후 트루스소셜에 “한국은 1000억 달러(약 144조 3000억 원)의 LNG, 다른 에너지 제품 등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을 근거로 언제든 한국에 미국산 석탄 수입을 대폭 늘리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軍까지 동원해 美 석탄업 부흥 지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석탄은 매우 신뢰할 수 있고 값싼 에너지원”이라며 “더 많은 석탄은 미국 시민의 주머니 속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가 석탄발전소와 새로운 전력 구매 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군까지 동원해 석탄 산업 부흥에 대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미 에너지부 또한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6개 석탄 발전소에 1억 7500만 달러(약 2502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집권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그는 또 “바이든과 급진 좌파는 석탄을 없애려 했다”며 바이든 전 행정부를 겨냥한 날선 비판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재생 에너지를 강조한 바이든 전 행정부가 미 제조업의 비용 부담만 늘려 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석탄 사용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쇠퇴해온 석탄업에 극적인 반전”이라고 평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석탄 산업의 운명을 영구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을지, 단지 몇 년간 쇠퇴를 늦추는 데 그칠 지를 두곤 “지켜봐야 한다”고 유보했다. 또 석탄 발전소가 다른 에너지원보다 더 많은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 증가 등의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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