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장관 “법무부와 비자제도 정비” 업계 “외국인 없으면 인력난 심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울산 동구청에서 열린 ‘조선업 르네상스! 함께 만드는 좋은 일자리’ K-조선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2.09.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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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선업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줄이기로 하고, 비자 제도를 대폭 손본다. 조선업계는 10년 만의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이했는데 외국인 없이는 인력난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9일 울산에서 열린 ‘조선업 르네상스, 함께 만드는 좋은 일자리’ 타운홀 미팅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E-7 비자(전문가 등 특정활동)가 무한 확대돼 원청 일자리까지 잠식해 들어가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그런 차원에서 법무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울산 동)도 “법무부가 E-7-3 비자(용접공 및 도장공 등)를 이번 정부에서 최대한 멈추려 한다”고 전했다.
앞서 2022년 정부는 조선업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E-7 비자 한도(쿼터)를 폐지하고 외국인 용접공 등을 대폭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 하지만 조선업의 외국인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져 청년 일자리를 위협하고 조선업 호황의 온기가 지역경제에 확산되지 않자 이재명 정부에선 다시 규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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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외국인 숙련공 끊길 위기… “인건비 뛰면 中과 경쟁 못해”
[조선업 외국인 고용 비상]
‘외국인 노동자 E7비자’ 축소 가닥
4년전 외국인 근로자 ‘모셔온’ 정부… 내국인 기회 박탈 지적에 정책 전환
업계 “고령화 심각해 구인 어렵고 수주절벽 우려, 인건비 마냥 못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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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고령화 심각해 구인 어렵고 수주절벽 우려, 인건비 마냥 못올려”
사진 출처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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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원투수’서 ‘잠식 우려’로… 외국인 고용 딜레마
그러나 정부 기류가 급변했다. 외국 인력이 처우 좋은 원청 정규직 자리까지 차지하면 내국인 청년 유입이 막히고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고착된다는 우려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1월 “(내국인이) 고용 기회를 뺏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데 이어 9일 타운홀 미팅에서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숙련기능인력 제도 축소 기조를 잇달아 시사했다. 김 의원은 “(법무부가) 연구용역으로 적정 규모를 산출한 뒤 (E-7 비자를) 연말부터 순차 축소할 계획으로 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산업 수요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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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보다 ‘체계적 해법’ 필요해
긴 불황기에 숙련공들이 시급이 더 높은 배달·건설업 등으로 이탈한 데다 인구 절벽으로 지방 조선소는 청년 기피 대상이 됐다. 그사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이 고부가가치 액화천연가스(LNG)선까지 턱밑 추격에 나섰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 글로벌 LNG선 발주 22척 중 중국이 13척(59.1%)을 가져가며 한국(9척)을 앞질렀다.
조선업이 사이클을 타는 산업인 만큼 ‘수주 절벽’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클라크슨리서치의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LNG선 발주 호황은 카타르 북부가스전 증설 등이 마무리되는 2028년부터 꺾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E-7은 숙련 인력인 만큼 줄이기보다 이민·정착 경로를 열어 산업 토대를 다져야 한다”며 “내국인 위주로 전환하더라도 청년들이 조선소에서 일하고 싶은 비전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