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의대 증원] 증원 규모 줄고 수련중단 손해 커 “유급 피하고 면허 따는데 집중”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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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씩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한 가운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사이에서는 “더 이상 정부와 싸울 힘이 없다”며 허탈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년 전보다 증원 규모가 대폭 줄어 투쟁 명분이 약해진 데다 더 이상 학업과 수련을 중단하기에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4일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내부에서 현 상황에 대해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나와 공식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2년 전 ‘2000명 증원’ 때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집단 사직과 휴학으로 맞섰지만, 이번에는 집단행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
필수과 전공의 임모 씨는 “많은 전공의가 ‘나가도 달라지는 건 없다. 빨리 전문의 따서 개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지방 국립대의 의대생은 “이미 1년 반을 허비했기 때문에 지금은 다시 투쟁하는 것보다는 유급당하지 않고 의사 면허를 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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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대 교수들은 학교에 남을지, 일찍 개원가로 뛰어들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필수과 교수는 “의대 증원과 신설로 교수 이동이 많아질 것 같다”며 “개원과 비교해 좋은 조건을 따라 움직이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시민·환자단체는 정부가 의료계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증원 규모를 지나치게 줄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증원 결정은 의료 개혁의 해법이 아니라 국가적 위기 대응 과제를 정치적 보신주의로 축소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