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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방귀 몇 번?…“센서로 재보니 평균 32번 뿡!뿡!”[건강팩트체크]

입력 | 2026-02-11 10:06:00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람은 하루에 몇 번이나 방귀를 뀔까?

대개 “10번쯤” 아니면 “많아야 20번”이라고 답할 것이다. 실제 기존 연구에서 흔히 인용하는 수치도 10~20회였다.

그런데 직접 재본 결과, 이 수치는 크게 빗나갔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전기화학 센서를 부착한 스마트 속옷을 성인 38명에게 입혀 측정한 결과, 하루 평균 32회 방귀를 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들이 스스로 보고한 횟수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제대로 세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잠자는 동안 나온 방귀는 기억할 수 없고, 소량의 가스 배출은 인식조차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최소 4회에서 최대 59회까지 하루 방귀 횟수는 무려 14배 차이가 났다. 이는 “과연 ‘정상적인 방귀 횟수’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던진다.

분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X‘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엉덩이 근처에 센서가 부착된 스마트 속옷은 방귀 횟수뿐 아니라, 식이섬유 섭취 후 장내 세균에 의한 발효 증가 반응을 94.7%(38명 중 36명)의 정확도로 포착했다.

연구진이 방귀에 주목한 이유는 분명하다.

방귀 속에는 장내 미생물의 활동 흔적이 담겨 있다. 장내 미생물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생리적 출력값인 셈이다.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처럼 대부분의 생리 지표에는 정상 범위가 있다. 하지만 방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객관적인 기준 자체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방귀를 제대로, 연속적으로 측정할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스마트 속옷.


연구진은 수소에서 답을 찾았다.

방귀에는 수소, 이산화탄소, 질소가 대부분이며 메탄도 일부 들어 있다. 이 가운데 수소는 인간 세포가 만들지 않는다. 오직 장내 세균만이 생성한다. 우리가 소화하지 못한 섬유질과 탄수화물을 장내 미생물이 분해할 때 만들어진다. 방귀 속 수소를 지속해서 측정하면 장내 미생물이 언제, 얼마나 활발하게 음식 성분을 발효시키는지를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속옷에 부착하는 작은 센서를 만들어 방귀 속 수소를 24시간 자동 측정했다. 그 결과, 이 장치는 섭취한 음식의 변화를 매우 정확하게 포착했다.

참가자 38명은 먼저 이틀 동안 섬유질과 소화가 어려운 탄수화물을 피했다. 사실상 장내 세균을 굶기는 식단이었다. 이후 실험은 ‘젤리’로 진행했다.

실험 4일 차. 인간은 소화할 수 없지만 장내 미생물은 매우 좋아하는 식이섬유 ‘이눌린’ 6g이 들어간 젤리 6개를 섭취한 38명 중 36명(정확도 94.7%)에서 명확한 차이가 관찰됐다. 섬유질 젤리를 먹은 뒤 3~4시간 후 방귀 속 수소 수치가 급증했는데, 이는 음식이 대장에 도달하는 시간과 정확히 일치했다.

센서 데이터와 주관적 증상이 어긋나는 흥미로운 상황도 관찰됐다.
실험 3일 차에 참가자들은 섬유질이 없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과 설탕으로만 만든 젤리를 섭취했다. 단순당으로 만들어 소장에서 대부분 흡수되기에 장내 미생물에는 거의 도달하지 않는다. 그런데 셋 중 한 명꼴로 “속이 더부룩하다”, “속이 불편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센서에는 수소 수치가 거의 측정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장내 발효 증가 없이 나타난 증상으로, 위약(플라세보) 효과를 포함해 심리적 요인이 개입했을 수 있다고 봤다. 즉, 장 증상의 일부는 실제 생리 반응이 아닌, 기대감이나 불안 또는 선입견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연구진은 한발 더 나아가, 방귀라는 생리 지표의 기준선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메릴랜드대 세포생물학·분자유전학과의 브랜틀리 홀(Brantley Hall) 부교수(교신 저자)는 “우리는 정상적인 방귀 생성이 어떤 모습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기준선이 없으면, 누군가의 가스 생성이 정말 과도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정상적 방귀 범위의 과학적 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홀 부교수와 동료들은 ‘인간 방귀 아틀라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는 스마트 속옷을 활용해 수백 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방귀 패턴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이를 식단과 장내 미생물 구성과 연관 지을 계획이다.

참가자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눈다.
고섬유 식단에도 방귀가 거의 없는 사람
방귀가 유난히 잦은 사람
그리고 그 중간의 일반 군이다.

연구진은 이들을 통해 같은 음식을 먹어도 왜 어떤 사람은 조용하고, 어떤 사람은 가스가 많은지. 그 차이를 만들어 내는 장내 미생물의 행동을 밝히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x.doi.org/10.1016/j.biosx.2025.100699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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