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밀라노 겨울올림픽] ‘빙속 샛별’ 올림픽 데뷔전서 9위 “떨림보단 설렘… 응원 함성에 힘 나” 작년 11월 월드컵서 500m 동메달… 李 “포디움 올라서는 꿈, 더 커져”
‘빙속 샛별’ 이나현이 10일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1분15초76의 기록으로 9위에 자리한 이나현은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이 종목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밀라노=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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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작성해 기쁘다. 열심히 준비하면 500m에서 메달을 노려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샛별’ 이나현(21)은 올림픽 데뷔전에서 한국 빙상의 새 역사를 쓴 뒤 이렇게 말했다. 이나현은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15초76의 기록으로 9위에 자리했다. 이로써 이나현은 이 종목에서 ‘올림픽 톱10’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한국 여자 선수가 됐다. 종전 최고 순위는 1992 알베르빌 대회에서 유선희(59)가 작성한 11위다. 이나현과 함께 이 종목에 출전한 김민선(27)은 18위(1분16초24)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빙속 왕국’ 네덜란드의 안방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관중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네덜란드 팬들은 오렌지색 물결을 일으키며 거대한 응원 함성을 내뿜었다. 하지만 이나현은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이나현은 “첫 올림픽 레이스라 떨리긴 했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컸다. 열기도 뜨겁고 응원하는 관중도 많아 레이스 내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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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m 메달 도전에 앞서 이날 1000m에 출전한 이나현은 자신감 획득과 빙질 적응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나현은 “과거에 이 경기장에서 열렸던 대회들을 살펴보니 선수들의 기록 편차가 컸다. 그래서 빙질이 어떤지, 나의 예상 기록이 어느 정도가 될지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는 16일 열린다.
이날 여자 1000m 금, 은메달의 주인공은 모두 네덜란드 선수들이었다. 올림픽 기록을 작성한 유타 레이르담(28·1분12초31)이 1위, 펨커 콕(26·1분12초59)이 2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은 일본의 다카기 미호(32·1분13초95)가 차지했다. 이나현은 “월드컵 경기를 치를 때마다 레이르담과 콕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선 내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나도 그 선수들처럼 포디움에 올라서고 싶다는 꿈이 더 커졌다”고 했다.
이나현은 경기장 밖에선 선수 인생의 첫 올림픽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특히 선수들의 여가 활동을 위해 밀라노 선수촌에 마련된 공간들을 돌아다니며 추억을 남기고 있다. 최근엔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선수인 박지우(28)와 선수촌 내 메이크업 체험 코너에서 짙은 메이크업을 받아보기도 했다. 이나현은 1000m 경기 후 ‘선수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나 활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나현은 “선수촌 안에 예약을 미리 하면 머리를 감겨주는 서비스가 있다. 내일 나도 서비스를 받아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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