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인력 양성규모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2.10 ⓒ 뉴스1
정부가 내년부터 2031학년도까지 5년간 의대 정원을 총 3342명, 연평균 668명씩 늘리기로 하면서 지난 2년간 지속된 의대 증원 논란은 일단락됐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5년간 1만 명 증원’을 추진했다가 2년 간의 극심한 의정 갈등을 불러왔다.
이번 증원 방안은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부터 운영된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와 총 7차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정부는 2037년 부족한 의사 규모를 4724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를 모두 충원하기보단 의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약 75%만 채우기로 한 것이다. 의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의료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 “2037년까지 의사 3542명 추가 배출”
광고 로드중
2027학년도 이후 5년간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규모가 확정될 예정인 1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 등이 지나고 있다. 2026.2.10 ⓒ 뉴스1
2030년학년부터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각 한 곳이 개교하면서 증원 규모가 813명으로 확대된다. 공공의대와 지역의대의 정원은 각 100명으로, 2037년까지 두 학교가 배출하는 의사의 규모는 총 6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의대는 빠른 의사 배출을 위해 4년제의 의학전문대학원 형태로 설립될 예정이다. 졸업생은 의사 면허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 부문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현재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역의대는 사실상 전남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은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광역지자체다. 이날 보정심에서는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2030년 개교로 목표로 올해 안에 지역을 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 ‘미니 국립대’ 정원 2배로… 교육·실습 차질 우려
정부는 정원 50명 미만 국립대 의대 위주로 증원 인원을 배분할 계획이다. 강원대·충북대(각 49명)와 제주대(40명)는 기존 정원의 최대 100%까지 증원할 수 있다.
광고 로드중
2030년 공공의대, 지역의대 개교와 맞물려 ‘의대 교수 구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대 의대는 개원의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과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인해 교수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은 교수 806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372명(46.2%)만 채우는 데 그쳤다. 경북 지역의 국립대 의대 교수는 “지금도 필수과 교수들은 그만 두고 수도권으로 이직하거나, 개원에 뛰어들고 있다”며 “연봉이나 업무 강도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대가 생긴다고 해도 가르칠 교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처우 개선, 경력 개발 지원 등을 통해 국립대 의대 교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