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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지침 확정…모호한 요건-제한된 사용처에 혼선 예상

입력 | 2026-02-10 16:43:00

지난해 9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어촌기본소득 입법 촉구 500인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농어촌 기본소득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이달 말부터 10개 군에서 일주일에 3일 이상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매달 15만 원씩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급된다. 다만 실거주자를 판단하는 요건이 모호한 데다 주유소, 편의점 등은 매달 합산 5만 원까지만 사용할 수 있어 현장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시행지침’을 확정하고 11일 지방정부에 통보한다고 밝혔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경기 연천군, 강원 정선군, 충북 옥천군, 충남 청양군, 전북 순창·장수군, 전남 곡성·신안군, 경북 영양군, 경남 남해군 등 10개 군 주민은 내년까지 매월 15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게 된다. 3월 말부터 지급되는 곡성군을 제외한 9개 군 주민은 이달 말부터 받을 수 있다. 읍 주민은 3개월 내에, 면 주민은 6개월 내에 지급된 상품권을 써야 한다.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으면서 30일 이상 거주한 주민이라면 농어촌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다. 새로 전입한 주민은 신청 이후 90일 이상 실거주한 것이 확인되면 3개월분을 소급해 받는다.

농식품부는 거주 여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주 3일 이상 그 지역에 살아야 실거주가 인정된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예를 들어 직장이 다른 지역에 있다면 대상 지역에서 통근하거나 주말에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등 주 3일 이상 사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행정 현장에서 ‘주 3일 이상 거주’ 요건을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차적으로 신청 당시 서면 조사를 거친 뒤 실거주 여부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데, 부재 등으로 해당 지역에 살고 있지 않다고 의심되는 경우 기본소득 지급이 보류된다. 이때 지출 증빙 영수증 등을 통해 3일 이상 지역에 살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외국인은 지급 대상이 아니지만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같은 영주권자, 결혼이민자, 난민인정자 등은 포함된다. 군 복무자의 경우에도 현역병을 제외하고 직업군인, 사회복무요원, 상근예비역에 한해 받을 수 있다.

사용처 역시 생활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기본소득은 거주 지역 내 사용이 원칙이지만 상권이 부족한 면 주민을 위해 여러 개 면이나 읍면을 묶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지역 내 순환 효과가 낮거나 소비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유소, 편의점, 하나로마트 등에선 모두 합쳐 월 5만 원까지만 결제할 수 있어 한도가 지나치게 적다는 불만도 나온다. 강동윤 농식품부 농촌소득에너지정책관은 “기본소득이 면 내 소상공인에 더 많이 소비될 수 있게 해 상권을 형성하는 선순환을 유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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