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1위 오른 ‘브리저튼 시즌4’ 브리저튼가 차남과 운명적 만남 하녀역에 배우 손숙 외손녀 하예린… 브리저튼 시리즈 첫 동양계 주연 “특유의 단호함으로 캐릭터 살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글로벌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오른쪽)이 가면무도회에서 은빛 드레스의 여인 소피 백(하예린·왼쪽)을 만나며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린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달 29일 공개한 넷플릭스 시리즈 ‘브리저튼(BRIDGERTON)’ 시즌4의 파트1을 본 이들이라면 상당수가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까. 청소년 관람 불가의 야릇한 로맨스에 다양한 배경을 지닌 배우들을 캐스팅해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브리저튼’ 특유의 전략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 중심엔, 한국계 여배우가 자리했다.
● 한국계 배우 하예린이 여주
광고 로드중
이 시리즈는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가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매 시즌마다 주요 인물이 바뀌는데, 이번 시즌 주인공은 차남이자 결혼과 책임에서 벗어나 자유를 추구해온 ‘베네딕트’(루크 톰프슨)다.
‘브리저튼’에서 첫 주연을 맡은 한국계 배우인 하예린은 넷플릭스 인터뷰에서 가장 마법 같은 순간으로 ‘가면무도회’를 꼽으며 “애니메이션 속 신데렐라가 현실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넷플릭스 제공
그녀의 이름은 ‘소피 백’(하예린). 귀족이 아닌 하녀다. 귀족의 사생아로 태어나 가문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존재다. 이 ‘뻔한 공식’에 변주를 하나 뒀다면, 소피란 캐릭터의 성격이다. 현실을 슬퍼하며 신분 상승을 꿈꾸는 수동적인 주인공이 아니다. 당찬 성격으로, 타인을 위해 자신을 바꾸지 않는 단단함을 가진 여성이다.
시즌4는 그런 소피를 통해 앞선 시즌들과 차별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전까진 화려한 사교계에서 펼쳐지는 로맨스에 치중했다면, 이번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하층 계급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계급 구조의 이면을 정면으로 다룸으로써 브리저튼 세계관도 더 입체적으로 확장됐다.
광고 로드중
‘브리저튼’ 시즌4는 국내에선 한국계 호주 배우인 하예린의 출연으로 더 큰 화제를 모았다. 배우 손숙의 외손녀인 하예린은 어려서부터 할머니를 보며 배우를 꿈꿨다고 한다.
그가 ‘브리저튼’에서 주연을 맡은 첫 번째 아시아 배우란 건 의미가 무척 크다. 최근 한국이나 일본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크게 늘긴 했지만, 서구 로맨스 장르에서 주인공에 발탁되는 건 여전히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하예린도 최근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디션 영상을 보낼 당시) 조연인 줄 알았다”며 “그렇게 유명한 출연진과 작품에 합류하는 건 너무나 벅찬 일이었다”고 했다. 원작 소설 속 여주인공은 원래 ‘소피 베킷’이었으나, 그가 캐스팅되며 한국인 성을 딴 ‘소피 백’으로 바뀌었다.
이는 ‘브리저튼’이 가진 정체성 덕분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는 그간 다양한 유색인종 배우들을 주연급으로 출연시켰다. 정사(正史)에 얽매이지 않고 흑인 여왕이나 인도계 귀족 등을 등장시켜 백인 일색인 서구 시대극의 전형을 깨뜨려 왔다.
광고 로드중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