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영상을 공유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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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영상을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백악관은 SNS 담당 직원의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현직 대통령이 인종차별을 조장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후 11시 44분경(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1분짜리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이 2020년 대선 결과를 조작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영상 말미 1~2초가량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의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모습이 등장한다. 흑인을 원숭이에 빗대는 것은 노예제도 시기 사용된 인종차별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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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역겨운 행동”이라며 “모든 공화당 의원이 즉각 규탄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측근인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엑스를 통해 “앞으로 미국인들은 오바마 부부를 사랑받는 인물로 기억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에서도 비판 여론이 나왔다. 흑인 팀 스콧 상원의원은 엑스에서 “가짜이길 간절히 바란다. 백악관에서 본 가장 인종차별적인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게시물을 삭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트 리케츠 공화당 상원의원도 “라이온 킹 밈이라고 해도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여기에 담긴 인종차별적 맥락을 알아챌 것”이라며 “백악관은 이것을 삭제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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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당초 ‘과도한 반응’이라는 입장을 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가짜 분노를 그만두라”며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정글의 왕으로, 민주당 정치인들을 라이온 킹 캐릭터로 묘사한 인터넷 밈 영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해당 영상은 게시된 지 약 12시간 만에 삭제됐다. 백악관 관계자는 AFP통신에 “백악관 직원이 실수로 게시물을 올렸다”며 “현재 내려간 상태”라고 말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