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괴물이 사는 마음/가이 레슈차이너 지음·이한음 옮김/392쪽·2만2000원·흐름출판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는 590년 색욕, 탐식, 탐욕, 나태, 분노, 질투, 교만 등 7가지를 대죄(大罪)로 꼽았다. 하지만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신경학 교수인 저자는 이런 ‘나쁜 행동’이 뇌의 이상 등 생물학적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역설한다.
책엔 질병, 사고를 겪었거나 환경의 영향으로 비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사례가 줄줄이 나온다. 유전자 이상으로 뇌에서 화학물질을 분해하는 특정 효소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노르아드레날린 등의 농도가 대폭 증가하는 탓에 쉽게 폭력적으로 행동하며,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분노). 학대나 방치 등으로 인한 아동기의 스트레스는 나중에 자기애적 인격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데, 특히 ‘취약형 나르시시스트’는 특권의식과 열등감, 수치심뿐 아니라 질투심이 매우 강하다(질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여성은 뇌졸중을 겪은 뒤 의료진에게 끊임없이 성적 어필을 한다(색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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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저 ‘뇌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면 자유의지와 선악이 설 곳은 어디일까,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것일까. 저자는 자신도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용서하거나 이해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보다는 행동의 특성과 기원을 탐구하면 세상을 좀 더 낫게 바꿀 수 있고, 환경은 다시 우리의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