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관세 위협 美, ‘본토 전력수급 프로젝트’에 韓 1호 투자 요구

입력 | 2026-02-06 04:30:00

에너지 기반시설 확보 급해지자
조속 자금 투입과 관세 인상 연계
위성락 “美, 안보까지 전선 확대”
핵잠-핵연료 재처리 등 조치 지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국에 대한 25% 관세 재부과 조치가 담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연방 관보 게재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은 한국의 ‘1호 대미 투자 프로젝트’ 이행 속도와 관세 인상을 연계해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이 에너지 관련 기반시설 투자 프로젝트 협의를 본격적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

정부 고위 소식통은 5일 “미국이 요구하는 건 향후 미 본토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1호 프로젝트에 빨리 자금을 넣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특별법 처리뿐만 아니라 조속한 1호 프로젝트 선정, 자금 투입을 압박하는 셈이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 인상 압박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관세 합의국들의 투자 이행을 성과로 포장하기 위한 목적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핵심광물, 대만은 반도체, 한국은 에너지 분야 투자 이행 성과를 늦어도 상반기 안에 내겠다는 것.

한국과 달리 일본은 1호 프로젝트 가닥을 잡고 참여 기업 등을 논의하는 막바지 단계라고 한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 제조에 활용되는 합성 다이아몬드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본이 이르면 이달 중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한 뒤 다음 달 미일 정상회담 전 자금을 투입하는 작업까지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일 간 프로젝트 발표가 이뤄진다면 한국에 대한 투자 이행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4일 여야 합의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시점 윤곽이 나온 만큼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한미 협의 타임라인을 제시하며 관세 부과 유예를 설득할 방침이다. 다만 실제 자금 투입을 위해선 투자위원회 구성, 프로젝트 선정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고, 고환율 등 외환시장 상황 고려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라 잡음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이 (관세에 이어) 안보 분야로 전선을 확대하려는 기류가 있다”면서 “미국에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관세 분야 파열음이 핵추진 잠수함이나 원자력 농축·재처리 등 지난해 안보 합의 후속 조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위 실장은 “(미국 협상팀이) 이미 왔어야 하는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 한미는 당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인사 방한 등 후속 협의 일정을 조율해 왔다. 위 실장은 “관세 축이 흔들리고 옆(안보)으로 비화돼 이걸 잘 차단해야 한다. 저지선이 뚫리면 관세가 해결돼도 여파가 지속될 것”이라며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