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에 ‘환급금 확인’ 문구와 함께 현금 이미지가 표시돼 있다. 국세청 공식 안내처럼 보이는 모바일 환급금 조회 화면이 소비자 혼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챗 GPT 생성 이미지 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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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전달되는 ‘환급금 조회’ 알림이 국세청의 공식 안내로 오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세 환급 대상 여부 확인’이라는 문구와 표 형태의 안내, 기한 정보까지 제시되지만, 실제로는 국세청과 무관한 민간 세무 대행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광고의 형식과 표현이 공공기관 안내와 유사할 경우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으며,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70세 엄마가 ‘이거 국세청에서 돈 준다는 거냐’고 묻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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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에 공문서로 보이면 고지로 면책 안 된다”
공인회계사 출신 변호사인 김명규 변호사(법무법인 한경/엠케이파트너스)는 광고 형식 자체가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법원은 광고의 위법성을 판단할 때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종합적으로 볼 때 소비자가 첫눈에 공문서로 오인할 만하다면, 고지 자체로 면죄부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로고 색상, ‘세금 미수령 안내’ ‘환급 통지서 도착’ 같은 표현, 메신저 알림 형식이 결합될 경우 소비자가 공공기관 안내로 착각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식이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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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환급금’ 표현, 과장 논란 가능성도
광고 화면에 제시되는 환급 금액 표현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실제 환급 대상이 아닌 이용자에게도 ‘최대 환급금’이 강조될 경우, 소비자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실제로는 환급금이 없거나 적용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최대 환급금 4억3000만 원’과 같은 수치를 제시해 마치 받을 수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면, 거짓·과장의 표시·광고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법정 기한 경과 시 소멸 가능’과 같은 문구를 사용해 공적 안내인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면, 기만적 표시·광고에 해당할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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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절차 역시 소비자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고 화면에서 ‘환급금 조회하기’를 누르면 개인정보 입력 단계로 넘어가고, 이후 세무대행 서비스 신청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비자가 ‘단순 조회’와 ‘세무대리 계약’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김 변호사는 “환급금 조회하기 버튼을 누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정보 확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세무대리 수임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라며 “만약 무료인 것처럼 유인해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라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플랫폼은 환급금이 발생할 경우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다만 이용자가 이러한 구조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환급금 조회 과정에서 요구되는 개인정보 범위 역시 논란이다. 주민등록번호, 소득 정보, 계좌 정보 등이 입력되는 가운데, 수집 범위가 과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변호사는 “환급 여부를 확인하는 데 꼭 필요한 정보만 수집해야 하는데, 플랫폼 특성상 스크래핑 기술을 활용해 광범위한 정보를 가져갈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개인정보 수집 목적을 벗어났을 뿐 아니라, 향후 데이터 활용이나 유통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현행법상 세무 신고나 환급 대행 업무는 세무사 자격을 가진 사람만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일부 플랫폼은 “제휴 세무사나 세무법인을 통해 신고 업무를 처리하고, 플랫폼은 중개 역할만 한다”는 구조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플랫폼들은 신고는 파트너 세무사가 하고 본인들은 중개만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면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무자격 대행, 불법 알선 또는 명의 대여로 해석될 소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환급 대행 플랫폼 ‘삼쩜삼’을 둘러싸고 한국세무사회가 불법 알선 등을 문제 삼아 고발한 사례도 있다. 해당 사건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검찰이 재수사를 지시하면서 아직 최종적인 법적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다만 광고 표현과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확정된 바 있다.
환급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 역시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변호사는 “검토와 신고 과정에서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잘못된 신고로 인한 가산세는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일부 플랫폼 측은 “국세청과의 무관성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서비스를 선택하는 구조”라며 “환급 가능성을 쉽게 확인하도록 돕는 기술 서비스”라고 설명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설명이 실제 이용자의 인식과 일치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기술 기반 세무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광고 표현과 계약 구조, 개인정보 처리, 자격 요건을 둘러싼 법적 해석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영역으로 남아 있다. 소비자 보호와 혁신 서비스 사이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