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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ECH 글로벌 리더스] 〈삼성전자⓷〉작년에만 빅딜 4건… 스마트 AI 생태계 가시화

입력 | 2026-02-06 10:00:00

오디오·공조·전장·헬스케어 인수… 약 6조 원 규모
“올해 AI 적용 신제품 4억대 목표”
반도체도 ‘슈퍼 사이클’… 올해 영업익 100兆 기대감




삼성전자는 2025년 4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영업이익 16조4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부문 연간 20조 원 시대를 한국 기업 최초로 열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실적 반등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매출(333조6000억 원)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AI 전환기 속에서 K-테크의 기술 경쟁력과 전략적 방향성을 가늠하는 상징적 이정표로 평가됩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AI, 글로벌 기술 패권, 산업 생태계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K-테크 다음 행보를 입체적으로 짚어 봤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에만 네 차례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스마트홈, 스마트카까지 연결되는 초거대 AI 생태계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4대 신성장 동력’ 6兆 규모 인수 단행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5월 미국 의료기기 업체 마시모(Masimo)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삼성전자가 2016년 하만을 인수한 후 8년 만에 이뤄진 대형 인수합병입니다.

삼성전자 뮤직 스튜디오 제품 이미지

이번 인수를 통해 하만은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바워스앤윌킨스(B&W) 등 유명 오디오 브랜드 다수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JBL, 하만카돈, AKG 등과 함께 세계적인 오디오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셈입니다. 삼성전자 전체 사업에도 큰 시너지를 불러올 전망입니다. TV, 스마트폰, 사운드바 등 모든 제품군에서 고품질 오디오 솔루션 적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규모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북미 지역에 특화된 공조 제품과 AI 기반의 통합 기기 관리 기능을 선보였다.


또한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냉난방공조(HVAC)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aktGroup)을 15억 유로(약 2조50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 확대를 노리는 포석입니다. 이어 지난해 7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Xealth), 12월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업을 인수했습니다.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CEO(왼쪽부터),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이ZF ADAS 사업 인수 계약을 체결한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이번 ZF ADAS 사업 인수로 차량용 전방카메라와 ADAS 컨트롤러 등 자동차 주행 보조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술과 제품을 확보, 고성장하고 있는 ADAS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량 내부 정보를 구현하는 전장 제조사 역할에서, 주행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복안입니다. 하만은 그동안 디지털 콕핏과 인포테인먼트, 카오디오를 중심으로 전장 사업을 키워왔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네 차례 인수합병에만 6조 원가량 비용을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공개된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플랙트그룹과 ZF ADAS 사업 인수에만 각각 15억 유로로 총 5조 원가량 투입했으며,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에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 원)를 투입했습니다. 젤스 인수액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내세우는 미래 성장 동력과도 맞물리는 인수 전략이기도 합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을 맡는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사장)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 전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대 신성장 동력’으로 △공조 △전장 △메디컬 테크놀로지 △로봇을 꼽았습니다. 지난해 이뤄진 인수합병 대부분이 여기에 포함되는 셈입니다. 로봇에서도 이미 2023년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확보했습니다.

삼성이 그리는 ‘AI 제국’… 추가 M&A 기대감도

삼성전자 기업 인수 현황


삼성전자의 M&A 행보는 단순한 외형 확장보단 AI와 데이터 중심의 미래 인프라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구조적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사업이 순조롭게 준비된다면 ‘AI 종합 IT 기업’이라는 삼성전자의 지향점에 가까워질 전망입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스마트폰, 가전 등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에 전장 기술이 더해지면서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까지 하나의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것입니다.

노대문 대표도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 4K 이상 프리미엄 TV,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가전에 AI를 탑재할 것”이라며 “올해 AI가 적용된 신제품 총 4억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4년 7월 ‘삼성 갤럭시 언팩’ 당시 2억대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후 이를 현실로 만들었는데, 1년여 만에 2배로 늘어난 목표치를 다시 제시한 것입니다.

삼성전자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CES 2026 ‘더 퍼스트룩’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도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대형 M&A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사업지원실 내 인수합병팀을 신설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약 53조 원을 포함해 유동자산이 230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실탄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반도체 부문 M&A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M&A는 비반도체를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글로벌 반독점 규제, 인수 대상 기업의 희소성 등이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고 있는 탓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인텔 등 경쟁사는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중단됐지만, 삼성전자도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NXP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로봇 분야에서 추가 M&A도 기대됩니다. 노태문 대표가 CES 2026에서 “로봇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러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로봇 인재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도 나섰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내 연구개발(R&D) 거점인 삼성리서치아메리카에서 로보틱스와 임베디드 인텔리전스(내장형 지능) 관련 연구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연봉은 수석연구원 기준 최대 5억3000만 원대로, 메모리 관련 수석연구원보다 2억 원가량 많습니다. 로봇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보이는 대목입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국내 첫 ‘영업익 100兆’ 이끈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도 슈퍼사이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333조6059억 원, 영업이익 43조601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은 역대 최대 기록입니다. 영업이익도 2018년(58조8900억 원), 2017년(53조6500억 원), 2021년(51조6300억 원) 이후 네 번째로 높습니다.

삼성전자 분기별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매출 93조8374억 원, 영업이익 20조7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8%, 209.2% 급증했습니다. 특히 DS 부문의 성적이 눈에 띕니다. 4분기 DS 부문 매출은 46% 늘어난 44조 원, 영업이익은 465%나 폭증한 16조400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약 20조 원인 것을 고려하면, DS 부문이 80%가량을 이끈 셈입니다.

이는 AI 수요 폭발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범용 D램까지 품귀현상을 빚게 된 점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메모리 매출은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192억 달러(약 28조 원), 67억 달러(약 9조8000억 원)로 글로벌 시장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 HBM3E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도 빛을 보고 있습니다. HBM3E 매출이 뒤늦게 확대되면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HBM 관련 매출이 6조~7조 원 수준까지 확대됐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D램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HBM4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한국 기업 최초로 1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6 시리즈가 곧 출시를 앞두고 있고 엔비디아의 HBM4 품질 테스트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도 기대돼 다음 분기에도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도 AI 및 서버 수요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DS 부문은 11.7Gbps 제품을 포함한 HBM4 양산 출하를 통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입니다.


Q&A로 삼성전자의 M&A 살펴보기

Q.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는 어떤 브랜드가 있나요?

A.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업체인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에는 B&W와 함께 데논·마란츠·폴크·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마시모는 의료기기와 가전, 오디오의 융합을 시도하며 오디오 사업부를 키워왔습니다.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고품질 사운드로 전문가와 애호가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입니다. B&W의 대표 제품인 라우드 스피커 ‘노틸러스’는 대당 1억5000만 원이 넘습니다. 115년 역사의 데논은 CD 플레이어를 최초 발명한 곳이며, 마란츠는 프리미엄 앰프·리시버 제품군에서 고품질 음향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Q. 플랙트는 어떤 회사인가요?

A. 플랙트는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공조기기 업체로, 가혹한 기후 조건에서도 최소한의 에너지로 깨끗하고 쾌적한 공기의 질을 구축하고자 하는 프리미엄 공조 기업입니다.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공조사업은 가정과 다양한 상업, 산업 시설에 최적의 공기를 공급하기 위해 온습도를 제어하는, 인류의 삶과 연관된 핵심 산업입니다. 공조사업 중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 달러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로 공조 시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Awards 2024에서 혁신상(DATA Center Cooling Innovation of the Year Award)을 수상하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플랙트는 올해 광주에 국내 첫 생산라인을 세울 계획입니다.

Q. 젤스의 기술력은 어떠한가요?

A. 젤스는 여러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미국 내 주요 대형 병원 그룹을 포함한 500여개의 병원과 당뇨, 임신, 수술 등과 관련된 70여개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을 파트너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젤스가 제공하는 플랫폼은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환자에게 처방·추천할 수 있게 하고, 환자의 건강상태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예를 들어 젤스와 협력을 맺은 병원의 의사는 젤스 플랫폼에서 당뇨 환자에게 혈당, 생활습관을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 파트너 기업의 앱을 추천하고, 이를 통해 혈당 변화·식이 조절·운동 기록 등을 한 눈에 모니터링 할 수 있습니다.

Q. 독일 ZF 프리드리히스하펜의 ADAS 사업 인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 ZF는 1915년 독일에서 시작해 100년 이상의 역사와 기술력을 지닌 종합 전장 업체입니다. ADAS, 변속기, 섀시부터 전기차 구동부품 등까지 폭넓은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중 ADAS 사업은 25년 이상의 업력을 바탕으로 여러 시스템 온 칩(SoC) 업체들과 협업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에 공급하며 글로벌 ADAS 스마트 카메라 업계 1위 입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ADAS는 카메라·레이더·센서 등을 활용해 운전자의 주행과 안전을 보호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입니다. 예컨대 앞차와 너무 가까우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하거나, 차선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조정합니다.

최근 자동차는 정보기술(IT)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로 발전하며, 디지털 콕핏과 ADAS가 통합되는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콕핏은 계기판, 인포테인먼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결합해 차량 내부 정보를 디지털 화면과 소프트웨어로 제공하는 차세대 운전석 시스템을 말합니다. 하만은 주력 제품인 디지털 콕핏에 ADAS를 중앙집중형 컨트롤러 구조로 통합하는 식으로 역량을 강화, 향후 SDV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이보다 한 단계 나아간 FSD(Full Self-Driving) 기술을 국내에 도입했습니다. ADAS와 자동 판단 기능이 결합된 형태로, 운전자가 전방을 보고 상황을 감독해야 하는 조건부 자율주행(레벨2)입니다. ADAS가 완전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로 평가받는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하만은 자율주행 시장 신흥 플레이어가 된 셈입니다.

윤우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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