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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 핵무기 고삐 풀렸다…무한 군비경쟁 치닫나

입력 | 2026-02-05 11:14:00

핵탄두 1550개 제한 ‘뉴스타트’ 조약 만료
러 “1년 연장…영국-프랑스도 참가해야”
美 “중국 포함 새 협정 필요”..中은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전세계 핵무기의 약 90% 이상을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간의 마지막 핵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5일(현지 시간)만료되면서 강대국의 무제한 핵 군비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양대 핵강국 사이에 아무런 핵군축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50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미국 수도 워싱턴에 본부를 둔 ‘군비통제 및 비확산 센터’는 뉴스타트 종료로 미국과 러시아 양국이 서로의 핵무기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던 조항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뉴스타트에 단순히 양측의 핵무기 수만 제한하는 효과만 있었던 것이 아니며, 양측이 추측이 아니라 실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는 점이 오히려 더 중요했다는 것이 이 기관의 설명이다.

다만 이날 뉴스타트 만료를 앞두고 각각 중국과 러시아, 미국과 중국이 각각 정상 간 통화를 한 데 따라 후속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해 2011년 발효된 뉴스타트는 양국의 배치 핵탄두 수를 각 1550개, 배치 미사일과 폭격기 등 운반체 수를 각 700개 이하로 제한하고 주기적인 상호 핵시설 사찰을 하도록 했다.

양국의 핵군축 대화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됐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뉴스타트를 1년 연장하자고 제안했으나 미국은 제안에 답하지 않았다.

영국 BBC방송은 수십년간 지속됐던 군비축소 합의들이 잇따라 폐기되는 최근 수년간의 패턴이 뉴스타트 만료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유럽 내 단거리 핵미사일 배치를 대폭 감축시킨 ‘중거리핵전력조약(INF)’, 미국과 러시아 등이 비무장 정찰기로 상대편의 군사시설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한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유럽 내에 배치할 수 있는 재래식 전력의 규모를 제한한 ‘유럽 재래식 무기 감축 조약(CFE)’ 등이 핵심 당사국들의 탈퇴 및 폐기 선언으로 무력화됐다. 

만약 새 군축 협정이 체결된다면 미국 측은 중국이, 러시아 측은 프랑스와 영국이 포함돼야 한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핵무기 보유량의 불균형을 이유로 미·러·중 3자 핵 군축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새로운 군축 협정이 체결될 전망은 당분간 어둡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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