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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고객과 대화해 ‘숨은 고객’ 찾아내고, 고장 해결도 AI가 ‘척척’

입력 | 2026-02-05 00:30:00

LG전자, ‘라이프그라피 AI’ 도입
데이터 기반으로 8개국 고객 분석
고객 조사 시간-비용 절약해 효율↑
삼성전자, 120개국서 원격 진단… AI가 파악해 해결책 제시




LG전자는 최근 사내 임직원들이 인공지능(AI) 고객과 대화하는 ‘라이프그라피 AI’ 시스템을 새롭게 도입했다. AI 고객과 대화하면서 실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인사이트를 얻는 솔루션이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호주, 베트남, 브라질 등 8개 국가의 AI 고객을 만들 수 있고 대상 국가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단순히 콜센터에서 응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고객을 분석해 맞춤형 수요를 파악하고 제품 고장 등의 문제까지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 LG, 나라별 가상 고객 만들어 취향 분석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사내 도입한 라이프그라피 AI는 그동안 축적해 온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만들었다. 국가별 고객 데이터에서 추출한 특성을 반영해 가상의 AI 고객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3년 내 에어컨을 구매한 스페인 고객’을 타깃으로 설정하면 AI가 스페인 고객들의 소비 패턴, 선호도 등을 기반으로 질문에 답해준다.

AI 고객 여러 명을 만들어 다각도로 분석할 수도 있다. 같은 미국 고객이라도 가족 구성원, 주거 환경, 직업, 취미, 성격이 다른 고객을 만들어 좌담회 형태의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에어컨을 사용하며 느낀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는 동일한 질문에 가상의 52세 행정공무원 엘레나는 “소음이 은근히 거슬린다”고 하고, 23세 영업사원 대니얼은 “오랜 시간 외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냉각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라고 답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통해 50대 여성 직장인에게는 조용하면서 쾌적한 성능을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20대 남성 외근직에게는 빠르고 강력한 냉방 성능을 홍보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신제품 개발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다.

라이프그라피 AI는 고객조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 기업이 통상 특정 고객군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일 때 건당 평균 수천만 원의 비용이 투입된다. 또 결과를 분석하는 데도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라이프그라피 AI를 활용하면 가상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시장 조사를 할 수 있다. 또 AI 시스템 상에서 이뤄지는 분석이기 때문에 조사후 결과 정리도 손쉽게 처리해준다.

● 삼성, 원격 진단으로 제품 점검부터 해결까지

삼성전자는 AI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이 보유한 가전제품 상태를 AI로 분석해 진단하는 ‘가전 제품 원격진단(HRM)’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2024년 영어 기반으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0개 국가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지원 언어를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등 총 17개 언어로 확대하며 120여 국가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HRM은 AI가 제품 온·습도, 최근 작동 시 오류 내역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을 분석, 진단한다. 해당 정보는 삼성 가전 제어 애플리케이션(앱) 스마트싱스를 통해 수집된 것들이다. 이어 보고서가 상담사에게 전달되고 상담사는 이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가 조치 방법을 제공하거나 대신 출장 서비스를 접수해주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HRM을 활용하면 고객이 제품의 이상 상태나 증상을 일일이 설명할 필요 없이 엔지니어에게 직접 제품을 점검받는 수준의 전문적인 진단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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